서울대·한양대 산학협력 1위…포스텍은 교육의 질 '최우수'

입력 2021-07-05 17:17
수정 2021-07-06 15:33

올해 한경 이공계 대학평가에서 상위권 대학의 순위 변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정량평가 지표인 ‘창업 및 취업지원’과 ‘산학협력 및 기술상용화’였다. 주요 대학의 이 부문 점수가 두드러진 변화를 보여 순위 등락을 주도했다. KAIST는 4개 지표 중 창업 및 취업지원과 ‘연구의 질’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어 종합 1위 자리를 지켰다. 서울대는 산학협력 및 기술상용화 부문에서 1위에 올라 4계단 뛰어오른 종합 2위를 차지했다. 한양대와 성균관대도 산학협력 및 기술상용화에서 고려대 연세대 포스텍 등 경쟁 대학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 우위를 차지했다. KAIST 정량지표 모두 최상위권 KAIST는 4개 정량평가 지표에서 고르게 최상위권에 올랐다. KAIST는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2014년 문을 연 KAIST창업원을 기반으로 창업 및 취업지원 부문에서 유일하게 70점대(73점)를 받아 2~5위와 격차를 벌렸다.

KAIST창업원은 기업가 정신 특강과 네트워크 행사, 학생 창업지원 프로그램 등 10여 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벤처기업, 투자 전문가, 법조인 등이 멘토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학생창업 오디션 ‘E*5 스타트업 KAIST’는 KAIST의 대표적인 학생 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유망 사업 아이디어를 보유한 창업팀을 발굴해 전문가 멘토링을 하고, 사업화까지 돕는다. 1위 팀에는 2000만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한다. KAIST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왔던 교육의 질(지난해 7위→4위)과 산학협력 및 기술상용화(32위→10위)까지 개선하며 독주 채비를 갖췄다는 게 글로벌리서치의 분석이다.

종합 2위에 오른 서울대는 산학협력 및 기술상용화 부문에서 여섯 계단 올라 1위를 차지했다. 작년까지 상대적으로 낮았던 이 부문의 점수가 높아진 영향으로 종합순위도 함께 상승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산학협력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서울대는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올해 네이버와 AI연구센터를 공동 설립하고 현대중공업그룹과 양해각서(MOU)를 맺는 등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대와 함께 산학협력 부문 공동 1위에 오른 한양대는 LG전자, 카카오, 이수그룹 등과 손잡고 빅데이터·AI·바이오 분야 산학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실용적 학풍을 더 강화해 기업 요구에 맞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총장은 “산업 격변에 맞춰 ‘기업가적 대학’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텍, 교수확보율·장학금지급률 1위 대학의 본업이라 할 수 있는 ‘교육의 질’ 정량평가에서는 포스텍이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교수 확보율, 중도포기율,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포스텍은 강의 규모의 적절성(3위), 학부 졸업생 대비 석사 진학률(3위)도 최상위권이었다. 이 밖에 KAIST 서울대 한양대 아주대 국민대 등이 교육의 질이 작년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는 창업 및 취업지원 부문에서 순위가 10계단(29위→19위) 상승했다. 2018년 연구부총장 직속으로 설립한 크림슨창업지원단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크림슨창업지원단은 매학기 말 ‘캠퍼스 최고경영자(CEO) 창업경진대회’를 열고 있다. 이를 통해 매년 창업동아리를 발굴하고 학생 창업가를 양성한다.

올해 이공계 대학 평가는 국내 국공립대 및 주요 지역 거점대학, 수도권 사립대, 이공계 특성화대 등 50곳을 대상으로 정량·정성평가를 해 종합순위를 매겼다. 정량평가는 △교육의 질(100점) △연구의 질(110점) △산학협력 및 기술상용화(105점) △창업 및 취업지원(85점) 등 4개 부문 20개 지표로 분석했다. 그동안 변별력이 낮다고 지적된 일부 세부 항목(창업강좌 이수학생 비율 등)을 제외하고 이공계 특허 출원 및 등록 실적, 기술 이전 수입액 등의 점수를 작년보다 상향 조정했다.

이공계 대학 정성평가(100점)는 공공기관, 대기업, 중소기업, 대학교수 등 1009명을 대상으로 조직 친화력, 창의적인 문제해결 방식, 전공이론 이해 수준, 채용 의향 등의 설문조사를 통해 점수를 산출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