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유통사 매출 4000억…디지털화 가속화하는 출판계 [김동욱의 하이컬처]

입력 2021-07-05 14:02
수정 2021-07-05 14:06

한국 출판 산업계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자책 분야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20출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출판 산업 전체 매출과 종사 인력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한 반면, 전자책 관련 분야의 매출과 종사 인력은 전년 대비 50% 안팎의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9년 말 기준 국내 출판사업체의 총매출은 3조9752억 원으로 추정되며 전년(3조 9083억 원) 대비 1.7% 증가에 그쳤습니다. 반면 전자책 유통사 매출은 4198억 원으로 전년(2702억 원) 대비 55.4% 껑충 뛰었습니다. 아직 출판업계 전체 매출에서 전자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긴 하지만 성장세가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은 모습입니다.


전자책 매출 성장은 웹 소설이 주도했습니다. 웹 소설 매출(2420억 원)은 전년(1354억 원) 대비 78.7%나 늘었습니다. 웹 소설을 제외한 장르문학(38.6%)의 매출 증가율도 높았습니다.

이 같은 디지털 강세 흐름은 종사 인력 측면에서도 확인됩니다. 2019년 전체 출판업 종사자 수가 2만7120명으로 전년 대비 0.1%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전자책 유통 종사자 수는 1362명으로 41.4%나 늘었던 것입니다.

오프라인 서점과 온라인 서점의 매출 비교에서도 ‘디지털화’가 뚜렷이 보입니다. 오프라인 서점 매출은 1조25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0.9% 감소했지만, 온라인 서점 매출은 1조6148억 원으로 전년보다 3.1% 늘었습니다. 온라인 서점이 양적 규모뿐 아니라 성장세에서도 오프라인 서점을 압도한 것입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5~8월 출판사업체 3466개, 출판유통 사업체 2265개, 전자책 사업체 1021개 등 총 6752개 출판 관련사를 대상으로 전화, 팩스, 이메일, 오프라인 대면 조사를 병행해 실시됐습니다.


업계에선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와 올해 출판계의 디지털화가 더욱 가파르게 진전됐을 것이라고 추정이 많습니다. 출판 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변화의 모습이 적은 듯한 이미지가 강했습니다만, 과연 5년 뒤, 10년 뒤에 어떤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올까요. 미래의 모습이 절로 궁금해집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