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가 발라도 무해한 매니큐어.’ 매니큐어 브랜드 ‘어도러블’은 온라인에서 이렇게 통한다. 물을 용매로 해 냄새와 피부 자극, 손톱 손상도를 낮춘 제품이다. 친환경성까지 갖춰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은 채식주의자(비건)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는 평가다.
어도러블을 개발한 건 생명공학과 출신인 박영란 대표(사진)다. 그는 독일의 머크, 영국의 크로다와 같은 외국계 화학기업 한국법인에서 화장품 원료를 공급하는 일을 했다. 자연히 원료산업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업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2019년 1월 ‘플루케’라는 회사를 차리고 8개월에 걸쳐 개발한 어도러블을 내놓았다. 첫선을 보인 곳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었다. 누적 달성률이 3000%에 달하고 후속 제품을 내달라는 문의가 빗발치는 등 결과가 성공적이었다. 박 대표는 “자녀에게 주기 위해 아이 엄마가 구입한 경우가 많을 걸로 예상하며 소비자층을 분석했는데 스스로 쓰려고 구입한 성인이 훨씬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 이유로 제품의 친환경성을 첫째로 꼽았다. 어도러블은 동물성 원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물 등 자연 친화적인 원료만 넣기 때문에 환경 오염 물질이 발생하지 않고 제품이 순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간파한 박 대표는 같은 해 10월 패키지와 색상을 바꾼 ‘성인용 어도러블’을 내놨고 매출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어도러블의 주요 구매층은 2040 여성이다. 혼자서 사용하는 소비자도 있고, 아이와 함께 쓰는 이들도 많다. 공통적으로 ‘독한 화장품’을 기피한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박 대표는 “임산부나 손톱 손상이 심한 소비자처럼 일반 매니큐어를 쓰기 어려운 사람이 어도러블을 찾는다”며 “하반기 자극성이 적은 핸드·네일크림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일본, 미국, 동남아시아 진출도 준비 중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