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맞으려고 모평 신청"…'공부의 신'이 버럭한 까닭

입력 2021-07-04 15:20
수정 2021-07-04 16:14

'공부의 신' 강성태가 화이자 백신을 맞기 위해 올 9월에 치러지는 모의평가(모평)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강성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9월 모의고사 신청하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강성태는 "회화 강의 준비하느라 바빠서 안 찍으려고 했는데 9월 모평 접수를 전국 학원에서 시작하자마자 단 몇 분 만에 마감되어 버렸다. 심지어 1분 만에 마감된 곳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말로 접수를 해야 하는 재수생들이 정작 시험을 원하는 곳에서 못 치고 있다. 접수 시작하자마자 들어갔는데 단 한 곳도 신청 못 한 학생이 있다. 신청 가능한 학원을 찾아 헤매고 있다. 이게 무슨 일이냐"고 비난했다.

강성태는 "실제 모 학원의 통계에 따르면 9월 모평을 신청한 분들 중 25세 이상 성인 비율이 전체의 48.7%라고 한다. 가장 나이가 많은 분들이 50대다. 이런 적이 정말 처음이다. 다들 강성태처럼 공부법 전문가가 되려고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정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험생에게 화이자 백신을 우선 접종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강성태는 "9월 모평 원서접수한 학생들에 한해 8월 중으로 접종 가능할 수 있게 한 건데 재학생은 학교에서 시험을 치르면 되는 거고 재수생을 포함한 성인들은 학원에 돈만 내면 치를 수 있다 보니까 실제 대학입시 준비하지 않는 분들도 이렇게 등록을 많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태는 "다른 백신은 부작용이 걱정돼서 안 맞다가 화이자 맞으려고 이번 모의고사 신청한 분도 계시다는 거다. 어떻게 이걸 접수하는지 물어보는 분도 있다. 하지만 제가 매년 등록해 치른 건 수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9월 모의고사는 이렇게 치면 안 된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더라. 심지어 강성태가 수능에서 한 것처럼 오답으로 내면 밑을 깔아줘서 학생에게 득 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분도 있다. 그런데 모의고사는 상당한 피해를 주는 거다. 수능 출제하는 평가원에서 9월 모평을 기반으로 수능 난이도를 조절해 출제한다. 이렇게 되면 제대로 된 수준 측정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백신을 위해 모평을 치르는 어른들이 많아지면 9월 등급컷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강성태는 "이 등급컷으로 입시전략을 뜨는데 실제 수능은 모의고사와는 많이 다른 등급컷이 뜰 거다. 전략대로 넣었다가 다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성태는 "이번 수능은 문이과 통합 첫 수능이라 더 혼란스럽고 더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수능도 대학 가실 분들만 쳤으면 좋겠다. 혹시 저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저도 지난해 수능 등록 안했다. 코로나 때문에라도 혹여 학생들에게 방해될까 봐서다. 부탁드리겠다. 대학입시 준비하는게 아니라면 자제를 해주시는게 어떨까"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9월 모의평가를 잘못 신청한 경우 취소가 가능하며, 현재 백신도 계획대로 차질 없이 수급되고 있으므로 질병관리청의 접종계획에 따라 안심하고 차례에 맞추어 백신 접종을 신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네티즌들은 "재수생인데 엄마한테 혼나고 있다.이런 거 하나 신청 못하냐고", "출신학교도 이미 마감이고 주변 재수학원도 마찬가지다. 진짜 이러지 말아달라. 이러다 모의평가 못치게 생겼다","어떻게 애들 수능본다고 백신 우선 접종하는걸 뺏으려고 하는지", "신청 취소할 수 있다고 하니 꼭 취소해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