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하드웨어 시장에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바로 스마트폰 화면 밑에 카메라를 숨겨 보이지 않게 하는 '언더패널카메라(UPC)' 혹은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라 불리는 기술입니다.
UPC는 평소에 사용할 때는 카메라가 보이지 않고, 카메라 앱을 실행하면 카메라가 보이며 셀피 촬영을 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스마트폰에 UPC가 적용되면 진정한 의미의 '풀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게 됩니다. 시각적으로 걸리는 부분이 없어 동영상이나 게임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때 몰입감이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간 제조사들이 전면 카메라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도입했던 화면을 움푹 파는 노치 또는 화면에 구멍을 뚫는 펀치 홀, 카메라 촬영 시 기기 상단에서 카메라가 돌출되는 팝업카메라 등을 뛰어넘는 '궁극의 기술'이라 불릴 만 합니다.
사실 이미 시장엔 이 같은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이 출시됐습니다. 중국 ZTE는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UDC폰 '엑손20 5G'를 선보였습니다.
ZTE는 액손20 5G를 선보이며 카메라 구멍은 물론 스피커나 센서 등을 전혀 찾을 수 없고 오직 디스플레이로만 채웠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6.92인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상단 중앙에 투명한 특수 코팅 필름을 씌운 형태였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혹했습니다. 여러 외신은 물론 중국 현지 매체들도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우선 전면 카메라 품질이 기대 이하였습니다. 화질 저하와 빛 번짐 등에서 혹평을 받았습니다.
전면 디스플레이 상단 사각형의 카메라 컷아웃(도려낸 부분)이 밝은 영상을 시청할 때 나타나는 등 실사용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UPC는 구현하기 까다로운 기술로 꼽힙니다. 카메라 촬영을 위해선 센서가 피사체를 인식할 수 있는 빛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UPC는 앞서 말씀드렸듯,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밑에 카메라가 배치되는 형태기 때문에, 일반 스마트폰 대비 빛 투과율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카메라 부분의 투명 OLED 디스플레이의 패널 투명도를 일반 유리만큼 끌어 올려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OLED 전극, 기판소재 등 별도의 패널 소재부품도 필요합니다. 이 외에도 패널 주변부 픽셀의 빛샘 현상을 잡아야 하며, 소프트웨어(SW)를 통한 별도 알고리즘 보정 등도 필요하다고 한 업계 전문가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제조사들은 최근 이러한 허들(장애물)을 해결하고 제품을 상용화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올 하반기부터는 UPC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5월 세계정보디스플레이 학회(SID) 주최로 열린 '디스플레이 위크 2021' 전시회에 참가해 UPC 기술을 공개했는데요, 카메라 모듈이 위치하는 패널 부분의 투과율을 높여 카메라 기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삼성디스플레이의 UPC 기술은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출시할 '갤럭시Z폴드3'에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제품군 중 최초로 탑재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화면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폴더블폰에 UPC가 적용돼 제품 활용성이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UDC 방식을 채택한 일반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 중입니다. IT 매체 기즈모차이나에 따르면 샤오미는 오는 8월께 출시할 '미 믹스4'에 UDC를 탑재할 전망입니다. 세계 최초로 UDC폰을 선보였던 ZTE는 전작에서 지적받았던 부분을 보완해 '액손30'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외에도 노키아, 모토로라 등도 관련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간 카메라 크기를 줄이기 위해 여러 방법을 모색해 왔던 제조사들이 UPC를 통해 그 결실을 거두게 될 수 있을 지에 주목됩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