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 끓는 물로 소독했다간 변형 위험...전용 세정제로 세척하세요 [이선아 기자의 생생헬스]

입력 2021-07-02 18:04
수정 2021-07-12 15:38
7월 1일은 ‘틀니의 날’이다. 2012년 7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틀니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날, 2016년 틀니 급여 적용 범위가 65세 이상으로 확대된 날이 모두 7월 1일이다. 건강보험 적용을 계기로 틀니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틀니는 처음 제작할 때만큼이나 사용법과 관리가 중요하다. 틀니와 잇몸 사이의 틈으로 음식물이 끼면 세균이 번식해 구취 등이 생기기 쉽다. 이를 방치했다간 폐렴 등 만성질환까지 생길 수 있다. 구강상태에 따라 어떤 틀니를 선택해야 하는지, 틀니를 맞추고 난 뒤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살펴봤다.

구강상태 따라 완전·부분 틀니 선택치아의 건강은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식욕과 연관돼 있다. 치아가 약해지면 ‘먹는 즐거움’이 ‘고통’으로 변한다. 음식 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영양 부족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만성질환까지 발병할 수 있다. 틀니는 이 부분을 보완해준다. 저작운동(음식물을 씹는 운동)을 도와 원활한 음식 섭취를 가능하게 한다. 치아가 빠지면서 생기는 심리적 위축감을 없애 고령층의 사회적 활동을 돕는 역할도 한다. 틀니가 ‘제2의 치아’로 불리는 이유다.

틀니는 대부분 노화로 치아가 약해지는 고령층이 사용하지만, 사고 후 외상이나 충치로 인해 치아가 빠진 젊은 층도 사용한다. 보건복지부가 201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틀니 사용자는 640만 명 이상이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절반가량이 틀니를 착용한다.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현재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틀니는 여러 개의 치아가 빠졌거나 치아가 아예 다 사라진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다. 임플란트를 할 수 없을 만큼 잇몸이 약해져 있을 때도 틀니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완전틀니는 재료에 따라 ‘레진상 틀니’와 ‘금속상 틀니’로 나뉜다. 레진은 틀니가 헐거워질 때마다 소재를 덧붙여 쉽게 수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금속은 레진보다 20만원가량 비싸지만 두께가 얇아 초기 적응이 쉽고 내구성이 더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치아 전체가 빠진 게 아니라면 부분틀니를 할 수도 있다. 주변 치아가 충분히 지지대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완전틀니는 상악(위턱)과 하악(아래턱)이 각각 100만~120만원대다. 위아래를 모두 제작하면 200만원 이상이 드는 셈이다. 보험 적용을 하면 본인부담금이 약 30%로 낮아진다. 65세 이상 고령층이라면 누구든지 7년에 한 번씩 틀니 구입 시 건강보험 혜택을 볼 수 있다. 잘 때 틀니 끼면 폐렴 위험 두 배↑틀니를 처음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잇몸에 잘 맞아야 한다는 점이다. 틀니가 잇몸과 너무 가까워 잇몸을 자극하거나 틀니가 잇몸과 잘 맞물리지 않아 헐거우면 세부 조정이 필요하다. 대한치과보철학회가 2017년 틀니 사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틀니를 사용할 때 불편한 점으로 ‘음식물 낌’(42.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씹을 때 불편함’(34.2%), ‘구취·냄새’(32.0%)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모두 틀니가 잇몸에 딱 맞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다.

특히 틀니와 잇몸 사이에 틈이 생기면 그 사이로 음식물이 들어가 세균이 번식하고 구취를 유발한다. 구취를 가벼운 부작용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면 만성 구내염으로 이어진다. 혀, 잇몸, 볼 안쪽, 입술 등에 있는 칸디다균이 과도하게 증식해 구내염을 유발하는 것이다. 구강 내 세균이 기도로 들어가면 흡인성 폐렴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흡인성 폐렴에 걸리면 가래, 기침,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고 발열, 오한, 식욕 부진, 피로감 등이 동반된다.

틀니를 끼고 자는 것도 위험한 습관이다. 수면 시에는 침 분비가 줄어들어 입 안 세균이 증가한다. 이때 틀니를 끼고 있으면 틀니에 세균이 번식해 면역력이 낮은 고령층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일본 니혼대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틀니를 낀 채로 잠을 자는 사람은 일반인보다 폐렴 위험률이 2.3배 높았다. 하루 권장 착용시간인 8~12시간을 넘겨 장시간 착용하면 잇몸이 눌려서 붓는다. 잠을 자는 동안은 틀니를 빼고 잇몸에 ‘휴식시간’을 줘야 한다. 오징어나 껌처럼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먹는 것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치약 사용·끓는 물 세척은 ‘금물’틀니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틀니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틀니는 자연 치아와는 다른 방법으로 관리해야 한다. 물로만 씻거나 치약으로 닦는 것은 금물이다. 치약을 사용하면 치약의 연마제 성분이 틀니 표면에 상처를 내고, 그 사이에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 흐르는 물과 틀니 전용 칫솔로 이빨 부분을 쓸어내듯이 세척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하루에 최소 한 번은 틀니를 전용 세정제에 담가둬야 한다. 폴리덴트 의치세정제(GSK컨슈머헬스케어), 클리덴트(동아제약), 잇백 세이클린정(동화약품) 등 전용 세정제는 구취와 구내염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를 99.9% 살균해준다.

치약으로는 지워지지 않는 플라크와 얼룩 등도 세정제를 통해 없앨 수 있다. 틀니를 살균하기 위해 끓는 물이나 뜨거운 물에 담가두는 것은 좋지 않다. 틀니 모양이 변형될 수 있다. 급하게 외출하기 위해 틀니를 껴야 한다면 5분 정도라도 세정제에 담가두는 것이 좋다.

틀니를 맞추고 난 뒤 첫 3개월은 치과를 수시로 찾아야 한다. 틀니를 처음 끼고 나서 이물감 등이 느껴지면 치과를 방문해 잇몸 상태에 맞도록 세부 조정을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2~3회 조정하면 내 잇몸에 딱 맞는 틀니를 만들 수 있다.

이후에는 6개월에 한 번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틀니를 계속 사용하다 보면 치아의 모양이 조금씩 변형돼 고정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