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침형 인간입니까, 저녁형 인간입니까. 어떤 형의 인간이든 적절한 양과 질의 수면을 취하는 것이 건강과 수명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다양한 연구 결과에서 밝혀졌다. 수면 습관은 우울증, 뇌졸중, 심혈관 질환 및 치매를 포함한 질환의 위험뿐만 아니라 조기 사망의 위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세계수면협회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45%가 수면 부족으로 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인 3명 중 1명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다. 우리나라도 직장인의 잦은 야근과 회식, 수험생들의 야간학습 등으로 미국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들은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다. 대한수면학회는 2019년 발표를 통해 국내 청소년 수면 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했다. 질병관리청도 국내 영유아의 33.6%가 수면 부족을 경험했고, 청소년으로 성장하면서 평균 수면시간이 8.5시간에서 5.7시간으로 급격히 줄었다는 보고서를 냈다. 6시간 이내 수면하는 청소년이 44%였고, 여학생 53%, 남학생 35.6%가 수면 부족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은 청소년 평균 수면시간이 최저인 상황이다. 한국 청소년은 미주·유럽 청소년에 비해 1시간 15분 늦게 잠들고, 뉴질랜드 청소년에 비해서는 2시간 39분 늦게 취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들은 10대 후반으로 갈수록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자정 넘어 분비돼 영유아에 비해 취침 시간이 2시간가량 늦어진다. 하지만 이른 등교 일정으로 수면시간이 짧아져 멜라토닌 호르몬 결핍을 불러오고, 이로 인해 낮시간에 졸게 되면서 학업 집중도 저하와 부주의함으로 이어지게 된다. 청소년의 수면 부족은 정서적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건강영향평가에서 여학생 1만2000명을 조사한 결과 수면시간이 감소하면 우울과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확인됐다. 청소년들이 적게 자는 이유는 청소년 수면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교육적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치열한 입시경쟁 상황에서 청소년들에게 충분한 수면을 강제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개인별로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한 소위 ‘수면위생’을 잘 지켜야 한다.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기, 자기 전 TV 시청이나 휴대폰 사용 자제하기, 수면 환경이 밝은 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카페인 음료 섭취 줄이기 등 일상에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준비와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분히 잘 수 없다면 충실히 자는 것이 해결책이다.
박민우 생글기자(동성고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