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정은 흥분한 중대사건? 군량미 허위 보고 가능성"

입력 2021-07-01 13:01
수정 2021-07-01 13:19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서울 강남구갑)이 최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언급한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사건'에 대해 군부 내 식량 허위 보고일 가능성이 크다고 1일 밝혔다.

태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와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김정은의 모습이 대단히 흥분되고 격앙돼 있다. 방역망이 뚫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는지 아니면 북한의 현 경제적 어려움의 책임을 간부들에게 돌려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내부 기강잡기용인지 확정 짓기는 어렵다"면서도 "방역 장기화에 따른 식량난 대비과정에서 허위 보고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는지 유추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당 전원회의가 열린 지 11일만인 지난 29일 정치국 확대회의가 소집된데 대해 "10여 일 전 당 전원회의 특별명령서가 군량미로 일단 부족한 인민들의 식량을 메우는 것이었고 김정은에게 보고된 양만큼의 군량미가 실제로 창고에 없었다면 노발대발 흥분할만한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군량미 창고에 실제 식량이 상부에 보고된 양보다 적더라도 예전 같으면 일단 명령을 이행하고 중국에서 긴급 수입해 다시 채워 넣으면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 방역상황에서 북중 국경이 막혀 '돌려막을 방법'이 없었을 것이란 게 태 의원의 분석이다.

태 의원은 "군이 이실직고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김정은이 양돈장이나 양어장을 방문해 거기에 꽉 차있는 돼지나 물고기들을 보며 대단히 만족해하고 주민들에게 풀라고 지시하는 모습은 북한 언론에 자주 나오는데, 북한 사람이라면 주변 양돈장이나 양어장에서 날라다 채워놓았다는 사실쯤은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쌀이나 가축뿐 아니라 탱크 등에 들어가는 기름도 일단 빌려 명령을 집행하고 후에 다시 갚아주는 현실을 북한 간부들은 다 알고 있다는 게 태 의원의 얘기다.

그는 또 "이번 전원회의 문책 인사의 폭이 2013년 12월 장성택숙청 후 최대폭으로 앞으로 더 많은 간부가 대거 문책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