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의 "나가달라"는 요구에 앙심을 품고 주택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해당 남성은 농약을 먹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일반건조물방화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66)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19일 오전7시18분께 자신이 임차해 거주하고 있던 주택 인근 비닐하우스에 라이터로 불을 붙인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해당 주택의 별채를 입차해 거주하던 A씨는 집주인 B씨가 나가줄 것을 요구하자 주택에 불을 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방화로 불길이 주택 별채와 본채 벽면과 지붕 등에 번졌고, 주택 별채 전부와 주택 본채 외벽이 불에 타 8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A씨는 농약을 마시고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심신미약' 상태에서 방화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2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농약을 마시고 범행을 저지른 사실은 인정할 수 있지만 이 사건 범행 경위와 내용, 범행 전후 피고인의 행동, 피고인이 범행 동기와 내용을 비교적 상세히 기억학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은 이유없다"고 항소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 등 5명이 거주하는 주택의 본체 외벽에까지 불이 번지게 해 상당한 정도의 공공의 위험을 발생시켰다"면서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피해를 회복시키지 못했고,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면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