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중흥건설의 품에 안긴다.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은 2조원이 넘는 초대형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단숨에 재계 20위권에 진입하게 됐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중흥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내정하고, 내부 절차를 거친 뒤 다음주 초께 공식 통보하기로 했다. 중흥건설은 또 다른 인수 후보인 DS네트워크-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IPM 컨소시엄보다 가격에서 우위를 점하며 승리를 따냈다. 거래 금액은 2조2000억원 수준이다. 매각 대상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지분 50.75%다.
호남에 기반을 둔 중흥건설은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하게 됐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 기준 6위다. 중흥토건(15위) 중흥건설(35위)보다 크게 앞선다. 중흥건설과 대우건설이 합병하면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1, 2위권 건설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전망이다. 재계 순위도 껑충 뛴다. 중흥그룹은 올해 자산총액 9조2070억원으로 재계 47위다. 이번 인수로 자산총액이 19조540억원으로 증가해 20위권에 오르게 됐다.
대우건설은 세 번째 새 주인을 맞게 됐다.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1세대 명가로 꼽혔지만 1999년 그룹 해체 이후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2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1년 만에 회생에 성공했다. 이후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했으나 3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나왔다. 대우건설은 2011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 넘어갔다.
산은은 2017년 공개 매각을 통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지만 해외 부실이 추가로 드러나자 호반이 인수를 철회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