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노공업·더존비즈온·솔브레인 등 기술력을 앞세운 중견기업들이 대한민국 혁신기업 30곳에 선정됐다. 엔씨소프트·넷마블 등 게임 업체도 혁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고, 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 유일하게 포함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혁신 미래기술 기업에 다수 포진한 것도 눈에 띄었다.
반도체 검사용 핀과 소켓 등을 생산하는 리노공업은 정보기술(IT) 분야의 혁신기업으로 뽑혔다. 리노공업의 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70%가 넘는다. 중견기업으로 드물게 시가총액이 2조6000억원이 넘는다.
기업 운영 솔루션 전문업체인 더존비즈온도 IT 부문 혁신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더존비즈온은 국내 최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과 클라우드 등 기업 운영 솔루션을 판매하는 기업 간 거래(B2B) IT기업이다. 국내 중소기업 12만 곳과 중견·대기업 1만2000곳이 더존비즈온의 ERP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 국내 대표 게임 업체들은 플랫폼 혁신기업에 포함됐다. 이들은 게임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화장품 등 여러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를 출시했다. 134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유니버스는 브레이브걸스, 몬스타엑스, 강다니엘, 오마이걸 등 인기 아이돌의 뮤직비디오 화보 등을 독점 공급한다.
넷마블은 최근 신설법인 ‘넷마블힐러비’를 설립했다.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식음료품, 생활용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2019년 인수한 코웨이와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넷마블힐러비는 개인 맞춤형 미용·건강 서비스를 제공할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도 플랫폼 혁신기업에 선정됐다. 빅히트는 온라인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이브는 최근 미국 연예기획사 이타카홀딩스를 인수했다.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블랙아이드피스 등 이타카홀딩스 소속 유명 가수들이 위버스에 들어오면 글로벌 최대 온라인 팬 커뮤니티 플랫폼이 될 것이란 예상이 있다.
미래기술 혁신기업에는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솔루션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10월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엔진 개발 담당 기업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평소 우주항공산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에너지원인 태양광 셀과 모듈을 생산하는 한화솔루션은 독보적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 태양광 사업부문인 한화큐셀은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효성그룹 알짜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는 미래기술 혁신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타이어코드, 에어백 섬유 등 자동차용 소재를 생산한다. 수소차 연료탱크의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도 제조한다. 첨단소재 부문에서 경쟁회사들과 초격차를 이뤘다는 평가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재료, 2차전지 전해액 등을 만드는 솔브레인도 미래기술 혁신기업에 뽑혔다. 이 회사는 반도체 식각액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한다.
‘쿠키런’으로 유명한 게임회사 데브시스터즈, 아이돌 ‘트와이스’ 등이 소속된 JYP엔터테인먼트 등도 높은 혁신점수를 받았지만 30위 안에는 들지 못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