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상장절차 착수]한투금융지주, 8000억 투자한 카카오뱅크 ‘5조 대박’

입력 2021-06-30 09:20
수정 2021-06-30 09:21
≪이 기사는 06월29일(06: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희망밴드가 공개되면서 기존 주주들의 높아진 지분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주식을 취득한 시기에 따라 공모가 기준 최소 1.66배에서 최대 6~7배 가량 수익을 거두게 됐다. 장외시장에 거래되는 비상장 주식은 공모가의 2배 이상 가격에 형성돼 있어 상장 후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28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상장 공모가 희망밴드는 3만3000원~3만9000원으로 형성됐다. 신주 발행 주식수는 6545만주다. 구주 매출 없이 신주 100%로 진행된다.

공모가 상단을 기준으로 하면 기존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15조9764억원(4억965만237주)에 달한다. 이 중 카카오를 제외한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약 8000억원을 투자해 5조원대의 시세차익을 거두게 됐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1억1048만4081주)의 주식가치는 4조3089억원대다. 한국투자금융지주(1904만9643주)의 7429억원을 합치면 5조원을 훌쩍 넘는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17년 설립된 카카오뱅크의 설립 맴버다. 당초 58%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금융지주사가 자회사 아닌 회사의 지분을 5% 이상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는 금융지주회사법(제44조)에 따라 2019년 카카오뱅크 지분 50% 중 16%를 카카오에 넘기고, 손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는 28.6%를 넘겼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소유한 카카오뱅크 지분(28.6%)를 4850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약 5000원대였다. 이후 2020년 11월 진행된 유상증자에서 608만4081주를 1430억원(주당 2만3500원)에 인수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초기 인수한 카카오뱅크 지분은 주당 5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8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인수한 지분도 반 년 만에 1.66배 오른 셈이다. 합쳐서 평균을 내면 6.3배의 수익률이다.

국민은행(9.3%), 넷마블(3.72%), 서울보증보험(3.72%), 우정사업본부(3.72%), 이베이코리아(3.72%), 텐센트(3.72%), 예스이십사(1.39%) 등도 6배 가량 수익을 거두게 됐다. 국민은행의 지분 가치는 1조4858억원, 넷마블·서울보증보험·우정사업본부·이베이코리아·텐센트의 지분 가치는 5943억원이다. 지난해 유상증자에 처음으로 참여한 글로벌 사모펀드(PEF) TPG캐피털과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각각 관계사를 통해 2500억원을 투자한 지분(2.6%)이 4150억원으로 뛰었다.

여기에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공모가의 2~3배에 달해 상장 후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다. 장외시장 거래 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즈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장외 주가는 9만6000원에 형성돼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공모 흥행을 위해 카카오뱅크가 합리적인 공모가격을 제출했다"면서 "상장 후 '따상'을 가도 장외가보다 낮아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