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29일 대선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여야 대권 판도가 본격적으로 요동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1시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다.
지난 3월 초 사퇴한 후 잠행을 이어온 윤 전 총장은 이날 회견을 기점으로 침묵을 깨고 공개적인 정치 활동을 개시할 계획이다. 이번 주부터 바로 민생 투어가 예정돼 있다.
윤 전 총장은 그동안의 '전언 정치'에서 벗어나 페이스북 계정을 새로 열고 직접적인 소통 강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과 함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문재인 정부 출신 야권의 장외 거물급 인사들도 정치 참여 선언을 고심하고 있다.
특히 전날 전격 사퇴한 최 전 원장의 결단 시점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최근 친정으로 복당한 뒤 범야권내 '윤석열 저격수'를 자임해온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출마선언 직후인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한 호텔에서 미래 비전 발표회를 개최한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6개월간 전국 8600여 명을 대상으로 심층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대권 도전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물밑에서 대권 도전을 준비해온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 등 국민의힘 내 다른 주자들의 행보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예비후보 등록 이틀째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주자 9명 간의 경선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우선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내달 1일 대권 출사표를 던진다. 첫 공식 행보는 영호남을 아우르는 게 핵심이다.
이 지사 측에 따르면 이 지사는 민주당 경선 예비후보 등록 마지막날인 오는 30일 대리인을 통해 후보 접수를 한다. 이후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영상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 비대면 출사표인 셈이다.
출마 메시지는 이 지사가 그간 강조해온 핵심 슬로건인 '공정'과 '성장', '미래'와 '실용'을 테마로 준비하고 있다. 참모들이 올린 복수의 안을 토대로 이 지사가 본인의 메시지에 맞게 직접 작성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지사는 후보등록 다음 날인 1일 이 출마영상을 공개한 후 첫 일정으로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이때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는 하지 않고 무명용사 묘역만 찾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 땅을 위해 낮은 데서 헌신한 무명용사 묘역 등을 참배하는 쪽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경북으로 내려가 봉하군에 위치한 부모님 산소와 선영을 찾아 대선출마 결심을 전한 뒤 고향 안동에서 하루를 보낸 뒤 2일 예정대로 전남을 찾아 김영록 전남지사와 경기도·전남도 간 정책 협약식 일정을 소화한다.
반면 이 지사를 추격하는 후발주자들은 조기 합종연횡 움직임을 보이며 반격에 나섰다.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전날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단일화를 선언한 데 대해 당내 2위인 이낙연 전 대표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를 잇는 4기 민주정부 출범을 염원하는 후보들이 연대의 원칙을 천명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지지 입장을 밝혔다.
적통 후보론을 전면에 내세워 이 지사 견제에 힘을 합치는 모양새다. 이날 이 전 대표를 비롯해 박용진 이광재 김두관 의원, 양승조 충남지사가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