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저장·수송 산업…부산 '퍼스트 무버'로 나서야"

입력 2021-06-29 19:04
수정 2021-06-30 00:38
“해양·조선 도시인 부산은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하고 수송하는 활용 기술을 앞서 개발하는 퍼스트 무버(선도자) 역할에 나서야 합니다.”

신동식 한국해사기술 회장(89·사진)은 29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미래경제포럼 조찬 간담회에서 ‘저탄소 그린스마트 행복도시 부산 발전을 위한 신산업 창출 방안’이란 주제의 특강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신 회장은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8억5000만t)보다 37% 감축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제대로 된 실천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은 이산화탄소 감축에 대한 연구와 세미나를 많이 하고 있음에도 이산화탄소 활용 방안을 새로운 산업으로 안착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30만t 대형 유조선 한 척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자동차 2000대가 배출하는 양과 같다”며 “해양도시 부산에 대형 선박이 많이 오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환경을 보전하고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활용 방안을 선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사회는 탈탄소화와 디지털 전환의 두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친환경적인 산업 제품과 스마트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가장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산화탄소 관련 상품화는 포집하는 기술과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운반하는 방법, 장기적으로 저장하는 기술, 국내외로 옮기는 전용 운반선 개발 기술, 청정에너지로 활용하는 방법 등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발전소와 제철소 등에서 많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수출하고 이산화탄소 전용 운반선을 만들어 전략상품으로 키워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신 회장은 서울대 조선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로이드 등에서 근무하다가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과 대통령 직속 해사행정특별심의회 위원장으로서 조선·해운·수산·항만분야를 포괄하는 해사산업 전반의 기획을 맡은 바 있다. 1969년 한국해사기술을 인수해 35곳의 조선소와 2000척 이상의 선박을 설계해 ‘조선공업의 아버지’로 불린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