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의 한 은행에 근무하는 권현우 씨(28)는 지난 4월 고객 주차장에서 차량에 깔릴 위기에 처한 방문객을 발견했다. 브레이크가 풀려 후진하던 차량에 방문객이 밀려 넘어진 모습을 보자마자 달려가 그를 급히 밀쳐냈다. 하지만 권씨는 차량을 피하지 못하고 바퀴에 손이 끼어 손목 신경이 끊어지고 뼈가 부러졌다. 권씨는 “병원에서 장애가 남을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고객이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LG복지재단은 권씨를 비롯해 이현선(38)·여승수(37)·천영창(42)·최용익(30) 씨에게 각각 ‘LG의인상’을 수여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현선 씨도 차량에 깔릴 뻔한 타인을 구해냈다. 그는 3월 경기 남양주 퇴계원 한 도로에서 신호위반 차량과 충돌한 뒤 후진하던 차량에서 운전자가 밖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했다. 운전자는 차량 밑 바퀴에 깔리기 직전이었다. 이씨는 있는 힘을 다해 달려가 차에 올라탄 뒤 멈춰 세웠다. 그 사이 운전자는 옆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여승수, 천영창, 최용익 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지만 물에 빠진 운전자의 목숨을 함께 구했다. 지난 5월 안산 시화호 옆 도로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앞서가던 차를 들이받고 물속에 추락했다. 이들은 물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운전자를 붙잡고 구조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버텨 살려냈다.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