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청년 최고위원들이 ‘조국 사태’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사들의 성폭력 사건 등을 놓고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설전을 벌였다.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에 잠시 함께 응원의 목소리를 냈던 청년 정치인들의 노선 경쟁이 다시 불붙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31)은 전날 자신의 SNS에 이동학 민주당 최고위원(39)의 지난 27일 언론 인터뷰 기사를 링크한 뒤 “청년의 모습이 아닌 한 노회한 정치인의 모습을 봤다”고 썼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인으로서 그저 내 목소리를 낼 뿐’이라는 말씀에 깊은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바로 눈앞에서 일어나는 민주당의 아시타비식 행태에 침묵하면서 어떻게 청년의 미래를 논할 수 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번 설전은 김 최고위원이 13일 이 최고위원 등 여당 청년 정치인들을 향해 “586 정치인의 앵무새 노릇을 그만두라”고 돌직구를 날리면서 시작됐다. 김 최고위원은 “조국 사태, 박원순·오거돈·안희정 등의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 선배 정치인들의 행태에 청년 정치인들의 자성의 목소리를 기다리겠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지난 27일 인터뷰에서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쉬운 정치”라며 “상대를 깎아내리려는 시도보다 어떻게 국민의 삶을 개선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과거 제기했던 ‘586 용퇴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엔 “(국회의원) 선거 기간이 아니라 용퇴할 수 없다”며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 얘기를 혼자 하는 모습이 된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최고위원이 재차 SNS를 통해 반박한 것이다.
두 최고위원은 최근 단행된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25) 인사를 놓고도 논쟁을 벌였다. 김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외쳤던 공정과 정의는 말뿐인 허구였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 최고위원은 박 비서관을 향해 “물러날 때 후회 없도록 사력을 다해달라”며 엄호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