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금, 그동안 즐거웠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가 지난달 말 내놓은 하반기 투자전략 리포트에서 원자재 시장에 이 같은 ‘작별인사’를 보냈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올 하반기 금을 비롯한 원자재의 투자 매력도가 상반기에 비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최근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등으로 급등했던 금은 하반기 하락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역시 “2분기 금 가격은 주식시장 수익률을 웃돌았지만 물가상승률은 2분기 정점을 확인할 것”이라며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금의 매력은 낮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구리 등 원자재는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자 중국 정부가 비축 금속을 푸는 등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점이 변수다. 단기간 급등한 것도 부담이다. 유안타증권은 “5월의 강한 원자재 수요는 6월 1일부터 중국 정부가 시행한 철강 생산량 감축 규제 등을 앞두고 나타난 선수요로 해석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원자재 가격의 불합리한 상승을 억제하고 소비자가격으로 전가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혀 금속 가격에서 상대적으로 큰 되돌림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제 유가는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키움증권은 “하반기 원유시장은 수요 회복과 상대적으로 완만한 공급 회복 기조로 인해 수요 우위 시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조기 긴축 움직임 등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의 투자 매력도는 낮은 편이다. KTB투자증권은 채권 투자에 대해 “내년까지는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리 인상은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에 악재지만 경기 재개에 따른 실적 개선 모멘텀이 증시를 견인할 것으로 봤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달 초 발간한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 자산 배분은 조심스럽게 위험 선호를 유지한다”며 “주식은 밸류에이션 정체에도 이익이 증가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겠지만 채권은 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수순에 따른 금리 상승 영향으로 소폭의 손실이 불가피해보인다”고 했다. 글로벌 주식의 채권 대비 초과 수익은 하반기 6% 수준으로 예상했다. 주식은 약 5% 상승하는 반면 채권은 약 1% 하락할 것으로 봤다.
한국투자증권은 또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는 선진국의 오프라인 경제활동 재개 본격화에 따른 수요 회복 기대와 인플레이션 헤지 관점에서 하반기 주목해야 할 섹터”라며 “포트폴리오 수익률 제고를 위해 리츠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