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신약 케이캡(사진)을 알약에 이어 주사제까지 중국에 기술수출했다. 알약보다 주사제를 선호하는 중국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두 번째 기술수출이다.
HK이노엔은 중국 소화기 질환 치료제 전문기업인 뤄신에 케이캡 주사제 기술을 기술수출했다고 28일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HK이노엔은 뤄신에 알약 제형으로 2015년 9500만달러 규모의 기술수출을 한 바 있다.
HK이노엔은 뤄신으로부터 기술료와 중국 출시 후 단계별 로열티를 받는다. 케이캡은 중국에서 임상 3상을 마치고 시판 허가를 앞두고 있다. 내년 상반기께엔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뤄신은 보고 있다. 뤄신은 이번 기술수출로 중국에서 주사제 개발 및 허가, 생산 및 출시 후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중국의 위식도 역류질환 시장은 3조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미국 다음으로 크다. 알약을 선호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주사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의 위식도 역류질환 중 주사제 시장 규모는 2조원 정도다.
주사제는 알약보다 가격이 비싸고 처방 기간은 짧아 수익성이 높다. 알약은 위식도 역류질환에 대해 4주 동안 매일 1회 복용한다. 하루 4000원꼴로 총 12만원 정도가 든다. 반면 주사제는 3~7회 정도 맞아야 한다. 가격은 회당 2만~3만원 수준이다.
국내 30호 신약인 케이캡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약물이다. 그동안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을 장악한 PPI(프로톤펌프 억제제) 약물에 비해 효과가 빨리 나타나고 지속시간이 길다. 식전, 식후에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다. 일본 다케다제약이 2015년 P-CAB 약물인 ‘다케캡’을 출시한 이후 비슷한 기전의 약물 개발이 활발하다.
케이캡은 P-CAB 약물 중 세계 최초로 식도염을 동반하지 않는 비(非)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에 대해서도 허가를 받았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내시경 검사에서 점막 병변이나 식도염 증상이 있으면 미란성(ERD), 없으면 비미란성(NERD)으로 나뉜다. HK이노엔은 중국 이외 지역 진출 속도도 높이고 있다. 케이캡은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총 24개국에 진출했다. 미국에서는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