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내내 한국거래소 한 번도 찾지 않은 文대통령 [임도원의 BH 인사이드]

입력 2021-06-28 14:03
수정 2021-06-28 14:06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다음 달 5일까지 후보 단일화를 하겠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발표 장소가 색다릅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입니다.

정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자본시장 관련 첫 공약으로 공매도 제도의 개편을 약속했습니다.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의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공매도 제도를 대폭 손질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의원도 "저금리시대 주식투자가 자산 증식의 수단이 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장기보유한 주식에 대해서는 세제혜택을 확실히 두고 우량주를 분할로 매수할 수있는 소수점매매 제도를 과감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권 대선 주자들이 대권 레이스의 막이 오르자마자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궁금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중에 한국거래소를 몇번이나 방문했을까요. 정답은 '한번도 안했다'입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서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자본시장 혁신 비전 등을 내놓는 등 자본시장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부동산 시장에 쏠린 시중 자금을 주식시장 등에 투입시켜 혁신성장을 뒷받침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작 문 대통령은 한국 주식시장의 심장부인 한국거래소를 한번도 방문하지 않은 것입니다. 한 증권사 사장은 기자와 만나 "대통령이 한국거래소를 한번도 찾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2년 12월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5년 내 코스피 3000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직 문 대통령은 1년 가량 임기가 남아있습니다. 얼마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 및 최고경영자(CEO)와 임기 중 처음으로 오찬을 함께 하는 등 친기업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증권업계는 남은 임기 동안 '친자본시장' 행보도 보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내 914만(작년 기준) 주식투자자들의 마음도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