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저희 동네 주민 한 분이 말씀하셨어요. 중흥2동은 고등어 가운데 토막 같은 동네라고요. 도심처럼 발전이 빠르진 않지만 꼭 살고 싶은 동네, 주민 한 명 한 명의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 있는 동네입니다.(웃음)”
광주 북구 중흥2동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이문수(58)씨는 30년이 넘는 세월을 이 동네와 함께했다. 옆집에 숟가락은 몇 개인지, 뒷집 어르신의 고질병인 무릎관절의 상태는 어떤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중흥2동 주민자치위원장을 거쳐 주민자치회장직을 최근까지 맡아 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동네 사정은 손바닥 보듯 훤하다. 최근까지 동네 주민을 대표하는 주민자치회를 이끈 이 씨는 지난해 전남대와 광주 북구청이 추진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신청했다. 중흥2동 평화시장길에 위치한 주차장 벽면 개선을 위해서였다.
“10여 년 전 지어진 주차장인데, 태풍과 비로 인해 벽면이 갈라져 안전사고 위험성이 있었어요. 지상에 있는 주차장이라 주민들이나 외부인들이 지나다닐 때마다 외관상 보기 좋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도시재생사업으로 벽면개선공사를 추진했습니다. 거기에다 저희 동네의 자랑인 간뎃골영화제에 소개된 영화 장면들을 이미지화 해 벽면에 부착했죠.”
올 1월 평화시장길 주차장이 완공되면서 동네가 새롭게 탈바꿈했다.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개선공사로 쾌적한 주차 환경은 물론 간뎃골영화제 사진부착으로 영화제 홍보도 자연스레 이어졌다. 이 씨는 주차장 개선사업 이 외에도 동네 발전을 위해 늘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자치회에서 동네를 위해 많은 일들을 해왔습니다. 봄·가을이 되면 동네 어르신들을 효도관광 보내드리고, 여름이면 삼계탕을 대접해드리기도 했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교복을 지원하기도 했고요. 도심 속 동네처럼 빠르진 않지만 주차장개선사업 등 조금씩 동네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 보람되죠.”
5·18 민주화 운동의 시작점인 중흥2동이 건립된 지 40여 년이 지났다. 다른 동네에 비해 인구나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광주 도심 속 시골마을처럼 따뜻함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동네이기도 하다. 이 씨는 주민자치회 장직을 내려놓았지만 동네를 위해 꼭 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
“다른 동네에 비해 중흥2동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시는데요. 리어카를 끌고 폐지나 고물을 줍는 분들이 꽤 있으시죠. 이분들이 야간에 다니게 되면 안전문제가 늘 있습니다. 그래서 리어카에 반사광을 부친다거나, 야광조끼를 제공하는 사업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단체명 중흥2동 주민자치회
아이템 주차장벽면개선사업
구성원 주민자치회 20여 명
khm@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