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시가 46억 상당의 가짜석유제품 유통한 전세버스 여행사업자와 바지사장을 내세워 무자료 거래로 5억4000만원의 세금을 탈루한 조직 등을 대거 적발했다. 이들은 주유소로부터 공급받은 등유와 경유로 가짜 석유를 만들어 차량 연료로 사용하고, 세금을 탈루한 혐의다.
김영수 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행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들이 유통시킨 가짜석유와 무자료로 거래한 불법 석유제품 유통량이 총351만리터(200리터 드럼통 17만550개 분량)에 달하고, 무자료 거래로 세금을 탈루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공정한 석유 유통질서 확립과 도민이 안심하고 주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한국석유관리원과 합동으로 단속해 10명을 적발했다”며 “이 중 6명은 검찰에 송치하고 4명은 형사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10명의 위반 내용은 ▲가짜석유제품 불법 제조·사용 및 허가 없이 위험물 무단 보관 1명 ▲무등록 석유사업자와 무자료 거래로 부당이득 및 세금탈루 6명 ▲폐차량에서 발생한 경유·휘발유 불법 보관·사용 1명 ▲용제판매소간 석유화합물 불법거래 1명 ▲등유를 덤프트럭 차량 연료로 불법판매 1명이다.
주요 사례는 전세버스 여행사업자 A씨는 차고지 내 자체 유류 저장시설과 주유기를 무단 설치한 후 주유소로부터 등유와 경유 2만2000리터, 3100만원 상당의 유류를 공급받아 가짜 석유 537리터를 제조해 전세버스 연료로 사용했다. A씨는 남은 가짜 석유를 위험물 허가 없이 무단으로 저장해오다 특사경 단속에 덜미를 잡혔다.
가짜석유는 차량의 주요 부품 손상시켜 대형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유해가스 배출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바지사장을 고용해 세금을 탈루한 주유소 사장도 적발됐다. 주유소를 운영하는 B씨는 바지사장 C씨와 D씨를 내세워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무자료 거래로 석유를 공급받아 6개월 정도 영업 후 폐업하는 수법으로 31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해 세금 4억7000만원의 세금을 탈루했다. 이들은 도내 M주유소와 인천 소재 P주유소를 거점으로 전국 무자료 거래 주유소 네트워크를 구축해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면서 과세당국의 과세망을 교묘히 빠져나갔다.
또 석유판매업자 E씨와 G씨는 한국석유관리원에 수급상황보고를 하지않고 무등록사업자에게 현금 결제로 무자료 91만리터의 유류를 공급받아 14억원 부당매출을 올리고 7300만원의 세금을 탈루하다 적발됐다.
H씨는 폐차 대행을 하면서 폐차량 연료탱크에 남아있는 경유와 휘발유를 연료통 라인에 호스를 연결해 3300리터를 추출한 후 이를 200리터 드럼통과 20리터 말통에 담아 불법으로 사용하다가 꼬리를 잡혔다.
이밖에도 석유판매업자인 주유업자 J씨는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폐업한 것처럼 위장한 후 건설 현장 덤프트럭 14대에 경유가 아닌 등유 6만1000리터를 차량 연료로 불법 판매하다 현장에서 검거됐다.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에 따르면 ▲가짜석유 제조, 보관 및 판매한자는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 ▲무자료 거래 및 등유를 연료로 판매한자는 최고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처분을 받게 된다. 위반 사업장은 관할관청으로부터 사업정지 또는 과징금, 영업장 폐쇄 등의 행정처분도 받게 된다.
한편 김영수 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불법 석유제품 유통행위는 차량의 안전사고와 유해가스 배출로 환경오염을 일으켜 국민건강을 해치고, 국가세수 손실을 초래하는 범죄”라며 “지속적으로 한국석유관리원과 합동으로 석유유통업계에 대한 현장 단속을 실시해 유통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수사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