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북구 대학타운형 도시재생뉴딜사업] “30년 공직에 이어 옻칠로 제2의 인생 누립니다”

입력 2021-06-28 11:31
수정 2021-06-28 11:32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은퇴 후의 생활이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돈을 벌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제 취미로 창업을 했다는 것 자체가 뿌듯합니다. 옻칠은 제 인생의 돌파구이자 제 2의 인생이죠.”

WPG는 Wood Play Ground의 약자로 ‘나무 놀이터’라는 뜻이다. 전통갈이 옻칠 생활용품, 짜맞춤 가구를 제작하는 이곳은 공상현(63) 대표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장 은퇴 이후 제 2의 삶을 위해 2020년 9월 설립했다. 공 대표는 10여 년 전 ‘퇴직 이후 뭘 하며 살아야할까’라는 고민에 빠졌다. 단순히 생계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제 2의 인생을 즐기며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 무언가가 필요했다. 공 대표는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전남대 평생교육원에서 제 2의 인생을 위한 배움의 길을 선택했다.

“처음엔 조경을 배웠는데, 제 적성에는 안 맞아 목공 DIY도 배웠죠. 그러다 광주에서 남원으로 발령을 받아 내려갔는데, 그곳에 옻칠지원사업이 있더군요. 목공과 옻칠을 번갈아 배우면서 푹 빠지기 시작했어요.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 씩 남원을 오가며 옻칠을 배우고 있습니다.”

10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목공 취미를 이어 온 공 대표는 지난해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재산으로 전문 제작소인 WPG를 창업했다. 전통과 핸드메이드가 결합한 수제품을 제작하는 WPG의 옻칠 생활용품은 도마, 항아리, 접시, 보석함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동시에 멋스러움을 뽐낼 수 있는 제품이다. 옻칠한 제품은 냄새가 나지 않고 벌레가 가까지 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공 대표는 설명했다. 여기에 물이 스며들지 않고 산성에 닿아도 쉽게 변색되지 않는다. 또한 방충 및 항균·원적외선 방사효과를 비롯해 방부효과, 탈취효과가 있다. 공 대표가 추구하는 짜맞춤 기법은 목가구 제작기법 중 하나로 짜임과 이음 작업으로 기구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쇠못을 사용하지 않고 불가피한 부위에만 접착제와 대나무못을 사용해 제작한다. 짜맞춤 기법은 조선시대 기법이다. 용도와 재질 그리고 부위의 응력에 따라 구조와 역학은 물론 시각적 효과를 고려한 격조 높은 기법으로 발전돼 왔다.

“30년 간 공직생활을 하다가 처음 창업을 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요. 모든 분야가 새로운 것들이라 하나하나 배우면서 하는 중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좋아하는 취미가 창업으로까지 이어진 것에 대해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조금 더 나아가 개인 전시회를 여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가 만든 작품들을 많은 분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웃음)”

공상현 대표는 전시를 위해 현재 제품을 판매하고 있진 않지만 향후 한정판으로 제작해 판매를 시도해 볼 계획이다. 여기에 지역 주민들의 요청으로 하반기 옻칠 클래스도 진행할 예정이며, 추후 후진 양성도 계획 중이다.

설립연도 2020년 9월
주요사업 전통갈이(목선반), 옻칠, 짜맞춤 제품 제작 및 판매
성과 2021년 하반기 개인전시회 준비

khm@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