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산사태 피해 예측모델 개발

입력 2021-06-28 15:37
수정 2021-06-28 15:40
한국농어촌공사가 산사태 발생 시 토석류 피해 범위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수치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농어촌공사는 이 모델을 활용해 더욱 안전한 국토관리가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어촌공사(사장 김인식)는 농어촌연구원과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가 2019~2020년 개발한 산사태 예측 모델의 검증을 최근 완료했다. 토석류 거동에 대한 물리적 특성을 규명한 모델로, 토석류는 집중호우 등에 의해 산사태가 일어나 흙과, 돌, 바위, 나무 등이 물과 섞여 빠르게 흘러내리는 것을 말한다.

최근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면서 세계적으로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정밀한 예측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농어촌공사는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총 2017㏊의 피해가 발생해 복구비로 총 4128억원(연평균 459억원)이 사용됐다. 대표적인 사고로는 2011년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가 있다. 당시 18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농어촌공사는 기존 연구들은 해외에서 수행된 기초연구 결과를 이용한 응용연구가 대부분이어서 국내 여건에 맞는 토석류 특성과 관련된 연구 등 기술력 축적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로 신뢰성 있는 토석류 실험의 원자료(raw data)를 확보하고 피해 범위 예측을 위한 정밀 수치모형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급경사지 안전관리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에 개발된 부시네스크(Boussinesq)방정식 수치 모형은 유속의 분산성, 수직방향의 불균일성, 비선형을 고려한 것으로 실제 가변경사 실험수로를 이용한 수리모형실험을 통해서 검증됐다.

농어촌공사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대형 수리모형실험 시설의 급경사 수로와 첨단 계측 장비를 활용해 사면을 흘러내리는 토석류의 지점별 표고 변화, 퇴적형상, 작용력, 전파 속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개발된 비선형 수치모형의 실제 적용성 검증을 위해 2011년 우면산 산사태 수치를 모의한 결과, 산사태 발생 시 토석의 체적이 200배 이상 증가했으며 폭우로 인해 많은 양의 물이 유입되면서 바닥의 저항력이 약해져서 경사각 30도, 고도 100~250m인 곳에서 바닥의 침식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사태 발생 후 시간 경과에 따른 토적의 공간분포를 실제 위성사진과 실험내용을 비교했을 때, 바닥의 침식이 발생한 곳이 거의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인식 사장은 “급경사지 붕괴위험 지역 피해 예측을 위한 국내 원천기술 확보로 더 안전한 국토 공간관리가 가능해졌다”며 “앞으로도 공사는 도전적,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한 연구과제 발굴에 더욱 노력해 국가 거점 수리시험센터 보유 기관으로서 국민의 안전을 위한 재난대응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