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통문화 '돌망낚시'…돌 틈으로 물고기 잡는 손맛 짜릿

입력 2021-06-27 16:44
수정 2021-06-27 16:45

‘새롭고 풍요로운 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제주 서귀포 신풍리는 고인돌을 비롯한 선사시대 유적이 산재한 유서 깊은 마을이다. 제주도에서 가장 잘 운영 중인 농촌체험마을로 꼽힌다. 초가집, 혼례장 등 체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제주 감물을 이용한 천연염색, 빙떡만들기, 보말수제비, 집줄놓기, 고망낚시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휴양마을이기도 하다.

어멍아방은 어머니 아버지의 제주도 사투리다. 신풍리는 어멍아방잔치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홍보와 외부 행사를 하고 있다. 제주도의 전통문화와 생활풍속이 오늘날까지 잘 살아있는 어멍아방잔치마을에서는 제주 사투리도 배우고 전통 먹거리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곳은 제주가 지닌 독특한 섬 문화와 민속이 살아 숨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라산과 바다, 바람, 돌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섬에서 정겹고 소박하게 살아온 사람과 정을 나눌 수 있다.

농업 의존도가 큰 마을이지만, 마을 부근에 아담한 포구가 있어 농촌과 어촌 체험이 동시에 가능하다. 제주를 느끼는 마을체험으로는 계절별 신체놀이, 로컬푸드, 힐링·치유의 다양한 체험 활동 등을 즐길 수 있다. 이곳 농어촌체험휴양 마을은 2002년 폐교를 리모델링해 조성했다. 천연잔디가 깔린 운동장과 편리한 주차공간, 전통초가 및 제주 전통의 생활 풍습을 재현한 체험학습뿐 아니라 편안한 농가 숙박이 가능하다. 농산물 직거래를 통해 제주 특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신바람영농조합의 한라봉 주스와 골든키위가 인기다.

제주의 생태와 환경을 느낄 수 있는 고망낚시 체험도 방문객의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고망낚시는 바닷가 검은 돌 틈에 낚시를 넣어 물고기를 잡는 어법이다. 제주 바닷가는 화산 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이 파도로 부서지고 날을 세운 검은 돌이 많아서 발달한 고기잡이법이다. 어른 키 길이의 대나무에 낚싯줄을 묶고 찌도 없이 낚싯바늘을 매달아 물고기를 잡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신풍리어멍아방잔치마을을 찾으면 제주 전통음식도 마음껏 맛볼 수 있다. 지름떡, 빙떡, 보말수제비 등을 직접 만들어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다. 마을 농산물로 만든 손두부와 낭푼비빔밥도 맛볼 수 있고, 제주 여름의 대표 음식인 한치물회도 먹어볼 수 있다. 농업과 어업이 어우러진 신풍리의 특성이 방문객이 즐길 수 있는 ‘맛과 멋’을 늘려준다.

대포항에서 배를 타고 나가면 요즘 SNS에서 각광받는 진곶내와 주상절리를 바다에서 바라보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사진 촬영 포인트로 최고라는 평가다. 마을 벚꽃 길과 포구의 해맞이 바다 목장은 젊은 연인들의 사진촬영 명소로 꼽힌다.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도 점차 늘고 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마을과 가까운 남산봉오름에 올라 제주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해변으로 달려가 제주 바다소리를 들으며 마을 인근 표선해비치해수욕장 바닷물에 발을 담그기도 한다. 제주를 사랑한 사진작가 김영갑의 갤러리인 두모악에 들러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신풍리어멍아방잔치마을은 조용한 휴식 같은 평온함으로 ‘놀멍 쉬멍’ 마음을 채워가는 마을이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