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파더' vs '코인전도사'가 붙으면 누가 이길까 [글로벌+]

입력 2021-06-26 17:06
수정 2021-09-30 11:01

슈퍼맨과 배트맨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어렸을 적 한 번쯤 가졌을 법한 의문이다. 암호화폐(가상화폐) 대표주 비트코인을 주제로 '도지 파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잭 도시 트위터 CEO가 맞붙는다.

25일(현지시간) 미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와 도시는 다음달 21일 열리는 비트코인 콘퍼런스 '더 B 워드'(The B word)에서 비트코인을 주제로 토론을 하기로 합의했다.

비트코인을 깎아내리며 도지코인을 띄운 머스크와 도시의 토론 자리 성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상으로 이뤄졌다. 계기는 도시가 트위터에 '더 B 워드' 홍보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행사는 암호화폐 투자자에게 비트코인 정보를 제공하고 비트코인 사용을 활성화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여기에 머스크는 행사명에 대해 비꼬는 뉘앙스의 댓글을 도시의 트윗에 달았다. 비트코인(Bitcoin)의 첫 글자에서 비롯된 '더 B 워드'란 행사명이 양성애에 대한 호기심을 의미하는 단어(bicurious)냐고 물어본 뒤 "아 맞다, 비트코인이군"이라고 머스크는 적었다.


도시는 머스크에게 "기괴하다"고 대응하고 "행사에서 당신과 내가 대화하자. 당신은 (비트코인에 대한) 궁금증을 다 털어놓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머스크는 도시의 제안에 대해 "좋다. 합시다"라고 답했다. 도시는 다시 "알았다. 준비하겠다"고 적었다.

미 인사이더는 "도시와 머스크의 가상화폐 대화는 두 사람이 함께 공개적으로 등장하는 첫 자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더 B 워드'가 온라인 또는 대면 행사로 열릴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올해 초 비트코인 지지자임을 공개 선언했으나 지난 5월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수단 채택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지적하며 도지코인을 대안 가상화폐로 띄웠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장난 삼아 만든 암호화폐다.


도시는 머스크를 겨냥해 "어떤 한 사람이 가상화폐를 바꾸거나 막을 수 없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이달 초에는 사실상 머스크 성토장이 된 비트코인 축제에도 참석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띄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비트코인 시세를 깎아내렸다는 의견도 나온다. 암호화폐 업계에서 비트코인이 가치저장 수단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최대 발행량이 한정(2100만개)돼 희소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도지코인은 발행량이 무제한이다.

머스크는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소비되는 전기 에너지와 화석 연료 소모를 지적한 만큼 이를 둘러싼 설전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