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변까지 먹여"…8세 딸 학대 '친모'·'계부', 징역 30년 구형

입력 2021-06-25 13:00
수정 2021-06-25 13:01


8세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친모와 계부에 대해 검찰이 유기징역 최고형인 30년을 구형했다.

25일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이규훈) 심리로 친모 A 씨(28)와 계부 B 씨(27)의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유기방임), 살인 등 혐의 관련 결심 공판이 진행됐다.

검찰은 A, B 씨에 대해 "나이 어린 아이를 양육할 의무를 저버린 채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폭행했다"고 지적하면서 "대소변을 먹게 하는 등 비인격적 행위 등 장기간 학대를 일삼았다"면서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학대 횟수가 많고 피해가 중하다"며 "아무런 방어 능력이 없는 아이가 겪었을 공포와 고통은 감히 가늠할 수 없고, 아이의 학대를 지켜본 아들의 정신적 트라우마와 고통은 어떻게 보듬어 줄 수 있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집행을 종료하면 죗값이 끝난 것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받아야 하고, 그 피해가 온전히 회복됐을 때 죗값을 치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운명을 달리한 아이는 지금 밝게 웃으며 일상생활을 할 수 없고, 피고인들은 아이로부터 용서를 받을 수 없다"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 아동에 대한 진정한 참회와 사죄가 죗값의 가중요소로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A 씨 부부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2021년 3월 2일까지 인천시 중구 운남동 주거지에서 8살인 피해 아동 C 양이 대소변 실수 등을 한다는 이유로 총 35차례에 걸쳐 온몸을 때리고,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심각한 영양결핍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의 학대는 3월 2일 A 씨가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고 119에 전화를 걸면서 알려졌다. 구급대원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피해 C 양은 심정지 상태였고, 이마, 다리 등 신체 곳곳에 멍이 든 모습이었다. 뿐만 아니라 몸무게 역시 또래보다 10kg 정도 가벼운 15kg에 불과했다.

소방대원들은 응급처치를 하며 병원으로 C양을 이송했지만, 숨졌다.

이들은 2020년 8월부터 C 양의 대소변 실수가 잦아지자 반찬 없이 맨밥만 줬고, 2020년 12월부터 사건 당일까지 하루에 한 끼만 주거나 음식을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망 이틀 전부터 밥과 물을 전혀 제공하지 않았고, 사망 당일 C 양이 옷을 입은 채로 소변을 보자 옷을 모두 벗기고 옷걸이로 수차례 때린 후 화장실에 넣어 30분 동안 찬물을 끼얹고, 2시간 동안 물기를 닦아 주지 않은 채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C 양이 화장실에 쓰러져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도 B 씨는 9살 아들과 거실에서 모바일 게임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C 양은 A 씨와 전 남편 사이에서 태어났다. A 씨는 2015년 전 남편과 헤어졌고, B 씨와 2017년 재혼했다. C 양이 숨졌을 당시 임신 중으로, 지난 4월 초 출산해 법정에 아이와 함께 출석했다.

재판이 시작된 후 A 씨 부부는 "학대와 방임 혐의는 인정하지만 살인 혐의는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날 재판에서도 "아이에게 미안하다"며 "큰아이도 시설로 가게 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B 씨 역시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를 혼냈다"며 "되돌아보니 하지 말았어야 할 명백한 학대였다"고 학대 혐의는 인정했지만, "절대 딸 아이가 죽기를 바라거나 그걸 예상하면서까지 혼낸 건 아니었다"면서 살인 의도를 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했다.

B 씨의 변호인은 B씨의 변호인은 "피해자의 영양실조를 사망의 간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찬물로 씻긴 후 2시간 동안 알몸 상태로 방치한 것"이라며 A씨에게 피해자 사망의 책임을 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올해 3월 이 부부가 재판에 넘겨진 이후 법원에는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나 탄원서가 500건 넘게 제출됐다.

이들의 선고공판은 7월22일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