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드림(2부)투어 상금왕 출신 김재희(20)는 롤 모델이 없는 편이었다. 올해 정규(1부) 투어에 데뷔한 뒤 닮고 싶은 선수가 많아졌다고 했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의 소유자 박인비(33)에 이어 최근에는 유소연(31)도 본받고 싶다고 했다. 25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만난 김재희는 “유소연 프로의 멋있는 인터뷰 스킬이 부럽다”며 “(유소연 프로는) 질문받으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술술 나온다. 나는 아직 뭘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멋쩍게 웃었다.
새내기지만 언론매체 인터뷰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김재희는 ‘화제의 신인’이다. 170㎝의 큰 키에 화려한 외모, 장타까지 지녔다. 올 시즌 장타 순위가 12위(252.38야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춤추는 영상을 올리는 등 팬과의 소통도 활발하다. 장하나(29)도 롤 모델 중 한 명인데, 다양한 우승 세리머니가 부러워서다. 김재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장)하나 언니와도 많이 친해졌다”며 “시간이 되면 시즌 중에 (장)하나 언니와 함께 영상을 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클럽을 잡은 김재희는 항상 동기보다 1~2년 늦었다. 1부 투어 데뷔에도 또래보다 1년 더 걸렸다. 먼저 데뷔한 유해란, 현세린 등이 2001년생 동갑내기다.
김재희는 올 시즌 초반 출전한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9위를 기록해 첫 톱10을 기록했다. 이후 커트 탈락과 통과를 반복하고 있지만 조급해하지 않는다. 김재희는 “처음 1부 투어에 올라온 만큼 상반기는 감을 찾는 시간으로 생각하려 했다”며 “스윙도 꾸준히 교정하고 있는데, 아직 샷이 일정하지 않아 조금 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열린 KLPGA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2라운드에서 중간합계 2언더파를 기록해 모처럼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경기 중반까지 4언더파를 기록해 공동 선두로 나서기도 했다. 15번홀(파4)과 17번홀(파4)에서 나온 보기만 없었다면 선두권에서 경기를 마칠 뻔했다. 김재희는 “뒷심 등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을 느꼈다”며 “톱10을 목표로 남은 라운드를 치르겠다. 하반기에는 꼭 팬에게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포천힐스CC=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