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24일(15:5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설립 후 5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꾸준한 성장세 속에 증시 입성을 노릴 만큼 덩치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 서재는 상장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했다. 내년 증시 데뷔가 목표다. 기업가치는 1000억~1500억원 수준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리의 서재는 2016년 서영택 전 웅진씽크빅 대표가 창업했다. ‘독서와 무제한 친해지리’라는 광고 문구로 잘 알려진 월정액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독경제 모델을 독서 사업에 적용했다. 보유한 도서는 10만권, 회원수는 약 350만명에 달한다. 스마트폰, PC, 태블릿PC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책을 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2019년부터는 종이책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내놨다. 또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책을 다 읽을 확률과 예상 소요 시간을 알려주는 ‘완독 지수’나, 책이 소비자의 취향과 얼마나 맞을지 알려주는 ‘취향 지수’ 등도 선보였다.
듣는 형태의 책인 ‘오디오북’도 제공한다. 이제훈·전소민·나르샤 등 배우나 가수 뿐만 아니라 김영하 작가와 같은 다양한 셀럽이 직접 오디오북 녹음에 참여했다. 이용자가 직접 오디오북을 녹음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AI) 음성이 읽어주는 오디오북도 있다.
밀리의 서재는 설립 이후 국내 다양한 벤처캐피털(VC)의 러브콜을 받았다. H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스틱벤처스, KB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이 회사의 성장성을 눈여겨 보고 투자자로 참여했다. 300억원 수준의 누적 투자금을 확보했다. 밀리의 서재가 IPO에 성공한다면 VC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만 성장기 플랫폼 기업의 특성 상 아직까지 순이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이나 사업모델 특례상장 등의 방식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해 매출 192억원, 영업손실 49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대비 75% 증가했고, 적자 폭은 절반 가까이 줄였다. 한 VC 심사역은 “밀리의 서재는 최근 유료 회원수가 급증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며 “전자책 시장이 커지고 있는 데다가 구독경제 모델도 굳건해 빠른 시점에 IPO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