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어 크래프톤도 '직장 괴롭힘' 터졌다…조사 착수

입력 2021-06-24 16:00
수정 2021-06-24 17:25

IT(정보기술) 업계가 시끄럽다. 앞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네이버에 이어 다음달 상장을 앞둔 게임사 크래프톤에서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돼 사측과 관계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크래프톤 일부 직원들이 상사인 A 유닛장과 B 팀장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며 사내 인사팀에 신고를 접수했다. 동시에 이들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관계 당국인 서울동부고용노동지청에도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조직 개편으로 A 유닛장과 B 팀장이 상관으로 부임하면서 지속적 고통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진술서에 따르면 A 유닛장은 팀장 회의에서 "앞으로 업무가 늘어날 것이니 더 쥐어짜야 한다"며 야근을 요구하면서도 회사 제도로 보장된 보상 반일 휴가는 사용하지 말라고 강요했다고 했다.

한 직원은 "이명이 발병해 이를 악화시킬 수 있는 관련 업무를 줄여줄 수 있느냐"고 요청했지만 B 팀장은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일축했다.

연장·휴일 근무와 관련해 반발이 일자 B 팀장은 팀 회의에서 "A 유닛장은 누구 한 명을 찍으면 끝까지 괴롭힌다"면서 "이전에 사례가 있었는데 정말 무서웠다. 저는 우리 팀에서 그런 사람이 나오는 것을 정말 원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B 팀장은 또 연봉 협상 기간에 "A 유닛장이 자기보다 연봉이 높은 소속 직원이 있다는 사실에 매우 화가 난 상태"라며 "그 연봉 높은 사람이 우리가 아니라 너무 다행이다. 우리였으면 얼마나 괴롭힘을 당할지 생각만 해도 너무 무섭다"고 했다.

또 B 팀장은 한 직원과의 면담에서 윗선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내가 마음만 먹으면 보고하고 당신을 일하는 동안 숨 막히게 만들 수 있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발생하면 사측에 조사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해 크래프톤은 "신고 접수 이후 즉각적으로 구성원 보호 조치를 취했고 유급휴가로 트러블이 있는 구성원을 공간적으로 분리 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조사를 외부 노무사를 고용해 조사 진행 중에 있다"며 "현재는 한쪽 구성원의 입장만 나온 상태다. 조사가 완료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