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거대 통신·미디어 기업 컴캐스트가 중국의 OTT 기업 요쿠를 인수하기 위해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컴캐스트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로버츠의 측근들을 인용해 "컴캐스트가 비아콤CBS와 합병하는 방안 대신 사업적 제휴를 강화하거나 중국의 요쿠를 인수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미디어 시장이 넷플릭스 같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재편되면서 기업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나온 보도다. 컴캐스트와 요쿠는 WSJ의 보도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았다.
컴캐스트는 미국의 유력 방송사인 NBC와 영화제작사 유니버설스튜디오 등을 가진 엔터테인먼트·미디어기업 NBC유니버설, 영국 스카이TV, 인터넷 및 이동통신기업 엑스피니티 등을 자회사로 둔 거대 미디어기업이다. 컴캐스트는 OTT 추세에 발맞춰 작년 7월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을 출시했다.
그러나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등 쟁쟁한 OTT 경쟁자들에 밀려 스트리밍 시장에서는 여전히 군소 주자에 머물고 있다. 이들 경쟁기업은 지난해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여러 인수합병을 단행해오고 있다. 아마존프라임의 경우 영화 007시리즈 제작사로 유명한 콘텐츠 제작사 MGM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컴캐스트도 경쟁사인 비아콤CBS와 합병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계속됐다. 비아콤CBS는 또 다른 유력 방송사인 CBS와 파라마운트스튜디오 등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스트리밍 서비스 파라마운트+를 시작했다. 그러나 WSJ가 "컴캐스트가 중국 요쿠를 인수하거나 비아콤CBS와 사업적 제휴를 확대하는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며 세간의 예측과 다른 보도를 내놓은 것이다.
WSJ은 다만 "컴캐스트가 지난 1년 사이에 기업가치가 3배 이상 급증해 530억달러에 이르는 요쿠를 과연 인수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라면서 "특히 로버츠는 수년간 케이블 소프트웨어 투자를 활용해 내부적으로 플랫폼을 구축, 강화하는 길을 선택해왔다"고 분석했다. 로버츠가 컴캐스트가 만든 스트리밍 소프트웨어(X1)가 탑재된 스마트TV를 보급하는 전략으로 요쿠와 애플TV 등의 경쟁사가 되는 전략을 강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컴캐스트는 이를 위해 이른바 플랫코 게획에 따라 미국 최대 소매점 체인 월마트,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와 손잡고 스마트TV를 개발 중이다. 해당 계획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TV는 올해 안에 출시될 수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