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이어 원희룡…'잠룡' 띄우는 이준석

입력 2021-06-23 17:26
수정 2021-06-24 01:14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등 야권의 대선 후보들에 대한 여권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잠룡들과의 만남을 늘리고 있다. 대선 경선판을 키우기 위해 당 내부의 대선 주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23일 제주에서 4·3 평화공원 위령탑·제주더큰내일센터 방문, 제주도당 간담회 등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청년들을 선발해 소득(월 150만원)을 지원하면서 다양한 취업과 창업 기회를 주는 제주더큰내일센터 프로그램, 전기차 등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는 원희룡 지사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원 지사가 직접 운전하는 전기차에서 대화를 나누고 함께 전동킥보드를 타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엔 서울시청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도 만났다. 이 대표는 “오 시장의 시정 성공이 국민의힘 대선 승리의 첫 번째 키”라며 “서울시장과 국민의힘 결합도는 역대 최고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만남은 이 대표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당대표 경선 당시부터 당 내부의 대선 후보를 우선 키워야 한다는 ‘자강론’을 주장해왔다. 오는 8월부터 시작될 경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과의 만남은 자연스러운 일정이라는 게 이 대표 측 설명이다. 하지만 정치권은 최근 윤 전 총장이 ‘X파일’ 논란 등으로 여야 협공을 받는 상황과 이 대표의 최근 행보를 연관짓고 있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에 대한 방어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윤 전 총장 X파일 대응 방안과 관련, “(윤 전 총장은) 당내 인사로 분류되는 분이 아니기에 최근 특히 논란이 된 X파일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응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가능한 한 빨리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