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커넥트 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중요한 인프라입니다. 우리는 미래 국가 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갖고 있습니다.”
김두호 퀄리타스반도체 대표(사진)는 21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우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커넥트 솔루션 업체”라고 회사를 소개했다.
2017년 설립된 퀄리타스반도체는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핵심 기술인 인터커넥트는 두 개 이상의 칩이나 서버를 연결하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와 같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처리해야 할 연산량도 폭증하는데, 여러 개의 칩을 병렬 형태로 연결하면 처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무어의 법칙’에 따라 반도체 연산량이 2년 마다 2배 증가하지만, AI의 연산량은 2년에 128배 증가한다”며 “이런 연산량을 감당하기 위해 인터커넥트 기술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인터커넥트의 장점을 3가지로 설명했다. 단일 채널의 데이터 전송속도가 증가하는 ‘광대역화’, 데이터가 늦지 않게 도착하도록 하는 ‘저지연화’, 연결을 늘릴 때 발생하는 전력 소모를 줄여주는 ‘저전력화’ 등이다. 그는 “방대한 데이터를 한 데 모아 초고속으로 전송하면서 손실이나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커넥트의 근간에는 ‘서데스(SerDes)’ 설계 기술이 있다. 직렬화(Serialize)와 병렬화(Deserializer)를 합친 용어다. 칩 내부의 병렬 데이터를 하나의 채널을 통해 빠르게 전송할 수 있도록 직렬로 만든 뒤 다시 병렬화하는 기술이다. 퀄리타스반도체는 국내 최초로 1초에 112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서데스를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한 기술의 지식재산권(IP) 라이선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회사의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다. 2019년부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 협력해 IP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100GB 수준의 통신 모듈에 쓰이는 칩셋 개발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향후 데이터센터 분야의 인터커넥트 플랫폼으로 무대를 넓힌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내년까지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를 2025년까지 1264억원으로 늘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회사의 연구인력을 자랑거리로 꼽았다. 회사 연구개발팀 인력 63명 중 40% 이상인 26명이 석·박사 출신이다. 김 대표 역시 삼성전자와 한국신용정보원을 거친 ‘엘리트’다. 좋은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연말에 2주간 ‘셧다운 휴가’를 제공하고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하는 등 ‘엔지니어가 행복한 회사’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며 “젊은 인력들이 많아 정보기술(IT) 회사 같은 수평적인 분위기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퀄리타스반도체는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에도 들어갔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지난해 신용보증기금과 위벤처스 등으로부터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1년 만에 증시 입성까지 노리고 있다. 김 대표는 “주력 파트너인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점점 확대하고 있어 퀄리타스반도체 역시 꾸준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사명도 품질(퀄리티)의 라틴어 어원인 ‘퀄리타스(Qualitas)’에서 따온 만큼 질 좋은 기술로 시장에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이 기사는 06월22일(06:2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