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계 최초 '2개 초고주파 동시 지원' 5G 기지국 개발

입력 2021-06-22 23:00
수정 2021-06-23 08:20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28㎓, 39㎓ 등 주파수를 동시 지원하는 5G(5세대 이동통신) 기지국 개발에 성공했다. 이들 주파수를 동시에 쓰는 미국 등 시장 공략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2일 '삼성 네트워크 : 통신을 재정의하다'라는 제목으로 글로벌 온라인 행사를 열고, 신규 5G 네트워크 솔루션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단독으로 신제품 공개 행사를 개최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5G용 '3세대 듀얼밴드 컴팩트 매크로 기지국'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지국은 2개의 초고주파 대역(28㎓, 39㎓)을 동시에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5G 통신장비 업계 최초다. 현재 한국은 5G 통신망을 저주파 대역인 3.5㎓과 초고주파 대역인 28㎓를 쓴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선 초고주파 대역만 여러 개 쓰는 경우가 꽤 있다. 28㎓와 39㎓를 사용하는 미국이 대표적이다. 이런 나라에서 하나의 기지국으로 28㎓와 39㎓를 동시에 서비스하고 싶은 기업이 있다면 삼성의 신제품이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다.

3세대 매크로 기지국은 대역폭은 최대 2400㎒까지 지원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이전 세대 최대 지원 대역폭은 1600㎒로, 약 1.5배 확대됐다. 대역폭이 넓으면 한번에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중·저주파를 지원하는 '다중입출력 기지국'도 성능을 대폭 개선했다. 새로운 방열 기술을 적용해 소비 전력은 20% 낮추면서 크기는 30% 줄였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현재 5G 네트워크 업계에선 '가상화' 기술이 주목 받고 있다. 기지국 별로 이뤄지던 처리 기능을 범용 서버 장비에서 통합 처리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멀티 기가비트 데이터 속도를 지원하는 5G 가상화 기지국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고속 5G 상용망에서도 가상화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란 뜻"이라며 "삼성은 높은 기술력을 인정 받아 지난 4일 영국 보다폰으로부터 가상화 기지국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5G 기지국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도 개선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선보인 '2세대 5G 모뎀칩'은 기존 제품 대비 데이터 처리 용량이 2배 늘었다. 셀(cell)당 소비 전략은 절반으로 줄였다. △3세대 밀리미터웨이브 무선통신 칩(mmWave RFIC) △무선통신용 디지털-아날로그 변환 통합 칩(DFE-RFIC Integrated Chip) 등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들 칩 3종을 내년 출시하는 차세대 고성능 기지국에 탑재할 계획이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5G 네트워크 기술을 진화시켜 모든 사물과 사람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초연결 시대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5G보다도 최대 50배 빠른 6G 주파수 대역에서 통신 시스템을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 전 사장은 "6G 시대가 오면 확장현실(XR), 디지털 복제 등 산업의 물리적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는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며 "6G 기술에도 선제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