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혼란스러운 증시가 연출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변하지 않을 세 가지 투자 지표가 있다고 봅니다. 인플레이션과 보복소비, 실적 장세입니다.”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하반기 실적 기대주와 집단 면역에 따른 보복소비주, 인플레이션 수혜주 중 싼 주식에 골고루 분산투자하라”며 이렇게 말했다. 가치주 투자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정 센터장은 최근 바뀌는 시대 패러다임에 맞춰 다양한 혁신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그는 10여 년 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성장 스토리에 확신을 가지고 1조원을 투자해 큰 수익을 거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대표 펀드 ‘뉴그로스중소형주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221.5%에 이른다. 벤치마크(54.3%)를 167.2%포인트 초과했다. 최근 1년 수익률도 64%에 달한다.
그는 “가치주와 성장주가 모두 한 번씩 오른 데다 유동성의 힘도 예전만 못한 지금과 같은 시기엔 밸류에이션이 낮고 실적이 잘 나오는 주식에 주목해야 한다”며 하반기 실적 기대주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추천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매출 267조5408억원, 영업이익 49조1970억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6개월 전 대비 2.9%, 5.7% 증가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반도체 부족 우려가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하반기 본격적으로 실적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 종목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질수록 보복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비재도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정 센터장은 “이미 많이 오른 여행이나 항공보다는 면세점과 카지노, 의료기기 업종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선 금융주도 좋은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중간 배당까지 받을 수 있는 안전한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하반기엔 기대수익률을 10%대로 크게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4000포인트까지 가도 기대 수익률은 20% 남짓인 상황”이라며 “독보적인 종목이 눈에 띄지 않는 최근 같은 상황에선 최대한 분산투자하면서 차익 실현을 반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실적이 좋아질 종목이나 보복소비주 등 명확한 방향성을 가진 종목에 투자하라고 강조하는 이유 역시 기대 수익률이 높아선 안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반기 자산 포트폴리오를 주식과 원자재, 현금 비율을 각각 60 대 20 대 20으로 가져가라고 조언했다. 주식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출현 등 예상치 못한 악재에 대비해 현금을 들고 있으라는 뜻이다. 정 센터장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보복소비가 늘어나면 산업용 수요까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원자재는 아직 고점을 찍은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