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근 얼마만이냐"…현대차, 생산 정상화 '시동'

입력 2021-06-22 17:44
수정 2021-06-23 01:57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차량용 핵심 반도체 부품을 추가로 공급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단됐던 일부 공장에서 특근을 재개하는 등 생산이 속속 정상화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2공장은 오는 26일 생산 특근을 시행한다. 2공장의 특근은 이달 들어 처음이다. 제네시스 GV70와 GV80, 싼타페를 생산하는 2공장에서는 이들 차종에 투입되는 중형 가솔린(스마트스트림 G2.0·G2.5) 엔진의 컨트롤 유닛(ECU) 공급 부족으로 그동안 특근을 하지 못했다.

이 부품은 스위스 ST마이크로의 반도체 소자를 받아 독일 비테스코가 납품한다. 현대차는 부품 조달을 위해 최근 독일에 구매팀을 급파, 추가 도입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CU 추가 조달로 이를 탑재하는 다른 차종의 생산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G80와 투싼을 생산하는 울산5공장과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의 주말 특근도 곧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아 화성공장도 이번주 정상 가동에 들어간다. 지난주까지 1~3공장별로 하루 100~200대의 컨베이어벨트를 비운 채 돌렸지만, 이번주엔 계획 물량을 거의 다 채워 운영하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ECU 부족을 어느 정도 해소한 덕분이다. 화성공장은 K3 등 K시리즈와 쏘렌토를 주로 생산한다.

현대차·기아의 공장 가동이 어느 정도 정상화됨에 따라 출고 지연도 완화될 전망이다. GV70와 GV80는 내수 및 수출 주문이 각각 1만5000여 대, 1만9000여 대 밀려 있다.

인기 차종의 수출도 차질 없이 이뤄지게 됐다. “미국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라는 투싼이 대표적이다. 외신에 따르면 투싼 하이브리드는 딜러에서 차주까지 인도되는 기간이 5월 기준 평균 11.1일로 현지에서 판대되는 친환경차 중 가장 빨랐다. 업계 관계자는 “인기 차종의 적기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어느 정도 불식된 것 같다”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의 세계적인 공급 부족 해소 시점을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자동차업계에선 3분기에 들어서면 사정이 다소 개선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폭스바겐 구매 담당은 최근 독일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3분기에 반도체 공급 부족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병목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최근 보고서에서 “3분기에는 상황이 다소 나아지겠지만 4분기에 다시 공급 부족이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일규/김형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