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해져가는 가뭄과 건조, 홍수 등 기후위기 속에서 수십 년간 조성한 산림을 잘 가꾸고 지켜나가야 할 시점이다.
우리 숲은 일제 수탈과 6·25전쟁을 거치며 완전히 황폐화됐다가, 1970~1980년대 치산녹화사업을 통해 지금의 울창한 산림을 이루게 됐다. 세계는 우리를 2차 대전 이후 산림녹화에 성공한 유일한 국가이자 개발도상국의 성공 모델로 꼽는다. 기후위기 시대에 산불과 산사태, 병해충과 같은 산림재해로부터 산림을 지키고, 다양한 숲의 가치를 고도로 발휘할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숲에는 과학에 기반한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우리 숲은 더 그렇다. 일제의 수탈과 전쟁을 겪으면서 파괴된 숲을 사람에 의해 일시에 복원한 숲의 나무는 나이와 크기가 일률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동령림(同齡林)은 빽빽하게 자란다. 숲에 나무가 너무 빽빽해지면 햇빛이 투과되지 않아 하층 식생이 자라기 어려워 종 다양성이 줄어들게 된다. 나무 간 경쟁을 완화해주기 위한 적절한 밀도 조절이 필요하다. 인위적으로 물웅덩이와 숲 틈(gap)을 만들어 야생 동식물의 서식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산림생태계가 우수해 보호할 가치가 높은 산림은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백두대간보호지역으로, ‘산림보호법’에 따른 산림보호구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등으로 지정하고 ‘산지관리법’에 따라 공익용 산지로 구분해 각종 개발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이런 숲이 우리나라 산림의 약 26%다. 후대를 잇기 어려운 희귀식물은 수목원 식물원을 산림생명자원관리기관으로 지정해 보전한다.
최근 비박이나 차박 등 자연에 대한 국민 수요가 증가하면서 산림 내 불법행위가 늘어나는 추세다. 일선의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우리 숲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할 수 없는 이유다.
산림경영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한 수단이다. 우리와 비슷한 기후대에 있는 일본 독일 등 임업 선진국은 각 나라가 처한 자연환경에 맞춰 산림산업을 국가 주요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국민에게 더 많은 경제적 혜택을 돌려주고 있다. 험준한 산악지형, 높은 인건비, 소규모 사유림 산주의 높은 비율 등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최적의 입지 선정, 산림작업 첨단화 등을 통해 산림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온 결과다.
숲에는 다양한 공익적, 경제적 가치가 공존한다. 목재 생산, 수원 함양, 산지 재해 방지, 자연환경 보전, 산림휴양, 생활환경 보전 등 산림의 다양한 가치가 조화롭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보전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숲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계절이다.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구호가 있듯이, 지구촌 모두가 직면한 기후위기에서 벗어나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는 숲이 가진 다양한 가치를 높여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