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자동차 사이버 보안기업 아르거스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아르거스는 국내 자동차 사이버 보안 컨설팅업체인 투벤과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2일 밝혔다. 로넨 스몰리 아르거스 최고경영자(CEO)와 김현조 투벤 대표 등이 협약식에 참가했다. 2013년 설립된 아르거스는 독일 자동차 부품기업인 콘티넨탈의 자회사다. 투벤은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아르거스 시스템을 원활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컨설팅해준다.
아르거스는 자동차 내부 시스템의 해킹을 막는 등 보안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회사는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 7곳과 보안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력과 신뢰도가 높아 글로벌 경쟁사보다 수주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최근 자율주행 기술과 전장 부품 확대, 커넥티드(연결성)카 증가 등 때문에 자동차 사이버 보안에 관한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2015년엔 보안 연구원 두 명이 노트북으로 지프 체로키 차량을 해킹한 영상이 공개돼 업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차량 내부 시스템에 접속해 와이퍼를 갑자기 조작하고, 라디오 방송 채널을 바꿨다. 자사 차량이 해킹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피아트크라이슬러(현재 스텔란티스)는 140만 대를 리콜해야 했다. 차량의 전자 부품이 많아지면서 해킹에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는 게 보안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지난 1월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에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규정을 발효했다. 내년 7월부터 신차는 사이버 보안에 대한 방비를 마쳐야 판매될 수 있다. 2024년 7월부터는 모든 차량에 이 규정이 적용된다. 김준호 투벤 상무는 “한국 기업들이 갖춘 사이버 보안 기술력은 아직 글로벌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프로세스 및 시스템 개발부터 내재화, 안정화까지 추가 투자가 필요해 새로운 허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