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상용차 생산업체 만트럭버스그룹이 한국법인인 만트럭버스코리아를 아시아·호주지역 본부로 선정했다. 만트럭버스코리아가 아시아태평양지역을 관할할 허브 역할을 하게 됐다는 의미다. 본사 차원의 투자도 이뤄질 계획이다. ○“본사, 전적으로 지원할 것”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지난 3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아시아태평양의 최대 전략시장으로 한국을 꼽고, 이 지역 12개국의 허브로 격상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2018년부터 불거진 차량 문제에 대해 4400대 자발적 리콜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안드레아스 토츠만 회장이 참석하기로 했으나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고란 뉘베그 마케팅 담당 부회장(사진)이 대신 방한했다. 지난달 말 퇴임한 막스 버거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과 이달 임기를 시작한 토마스 헤머리히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도 행사에 자리했다.
뉘베그 부회장은 “한국은 아시아태평양에서 가장 큰 전략 시장”이라며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만큼 그룹 본사는 만트럭버스코리아를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투자를 단행할 계획도 밝혔다. 뉘베그 부회장은 “거점으로서 한국의 역할은 올바른 시간과 장소에 투자가 이뤄지도록 관리·감독하고 성과를 낼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이런 역할을 수행하도록 인적 자원을 포함한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헤머리히 사장은 “한국이 12개국을 지휘하는 허브가 되면 이에 따른 신규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를 비롯해 신제품 출시, 완벽한 솔루션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만트럭버스그룹은 2025년까지 신규 버스의 절반을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하겠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결함 있는 4400대 리콜 시행만트럭버스그룹은 이날 차량 결함이 있는 TGS카고, TGX트랙터, TGS덤프트럭 등 상용차 4400대를 9월부터 리콜하겠다고 발표했다. 리콜 사건의 발단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형 덤프트럭 화주연합은 엔진 내 녹이 발생한 문제에 대해 수리를 요구했지만 만트럭 측은 운전자 과실이라고 주장했다. 그해 국토교통부에서 리콜을 지시하면서 만트럭의 사과로 사건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만트럭이 2019년 일부 차량을 수리했음에도 같은 문제가 또 발생했고 양측의 갈등은 더 깊어졌다.
만트럭은 간담회에서 이 같은 문제를 인정하고 리콜 대책을 발표했다. 결함이 발생한 유로6 엔진의 주요 부품을 전면 교체하는 리콜을 시행한다. 경영진도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유럽에서 기술자를 데려와 리콜 과정을 감독하고 결함이 없는 차량도 예방을 위해 부품을 교체하겠다고 했다.
뉘베그 부회장은 “한국 고객을 보호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자발적 리콜을 결정했다”며 “과거 문제를 해결할 완벽한 기술을 갖췄다”고 말했다.
만트럭의 이 같은 결정은 한국 시장 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만트럭의 국내 상용차 점유율은 2018년 23.2%였다. 그러나 결함 관련 갈등이 이어지면서 2019년 19.2%, 2020년 17.2%에 이어 올해 1~5월엔 15%로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