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도 없는데 대통령 아들이라는 아빠 찬스로 선발되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면 인터뷰에서 대통령 아들 알아보고 심사의원들이 합격시키지 않았을 겁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씨의 코로나 예술인 지원금 수혜 논란과 관련해 22일 "아빠 찬스 특혜 논란이 핵심이 아니다. 문 씨가 정말 실력으로 정당하게 지원금 따냈을 거라고 믿고 싶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문 씨에게 더 깐깐하게 심사했을지도 모른다"면서 "무단횡단하면 우리 경찰이 문 씨를 봐주지 않고 단속할 것이다. 체납도 당연히 우리 공무원들이 더 엄격하게 징수할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그 정도는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짜증 나는 건, 문 씨 스스로 6900만 원 지원금에 선발됐다고 자랑하는 경박한 모습이다"라며 "대통령 아들이면 더더욱 진중하게 묵묵히 생업에 종사하는 게 보기 좋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굳이 지원금 선발 사실을 자랑하고 스스로 '칭찬'받을 만하고 '영예'스러운 일이라고 자화자찬하는 모습이 짜증 나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물론 지난해 코로나 예술인 지원금 수혜 논란 때문에 문 씨가 지레 겁먹고 먼저 밝혔을 수도 있지만, 떳떳하고 당당하면 본인이 나서서 자랑하듯이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탁현민의 기밀누설 관종 행태나 조국의 끊임없는 페북질이나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 부인도 현직 교수다. 영부인으로서 수행해야 할 공식 일정 외에는 묵묵히 자신의 직업에 충실히 하고 있다"면서 "문 씨도 시끄럽게 떠들지 말고 예술가의 길을 조용히 묵묵히 가라. 요란스럽지 않은 대통령 가족을 보고 싶다"라고 조언했다.
앞서 문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지원금 6900만 원 수령 대상자로 결정된 사실을 알렸다.
국민의힘 배현진 최고위원은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거론하며 "문 씨가 면접 과정에서 대면 인터뷰를 했다"라고 밝혔다. 2차 인터뷰 대상 33명이 온라인 영상 인터뷰를 15분간 진행했다는 것이다. 배 최고위원은 “여기 심사위원은 일반 기업 부장, 문화재단 프로듀서, 연구실 상임위원 등 민간 문화예술계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아무런 압박 없이 공정하게 심사했을지 국민들은 의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문 씨는 "제가 얼굴 보여주니 심사위원들이 알아서 뽑았다는 건데 제가 마스크 벗고 무단횡단하면 경찰관들이 피해가겠네? 세무서 가서 이름 쓰면 세금 깎아 주겠네?"고 배 의원의 발언을 비꼬았다.
이어 "이제 그럴 일 없는 세상에서 다들 똑바로 살려고 노력하는데, 왜 자꾸 그런 불신을 근거 없이 조장하는 거냐?"라며 "실력이 없는데도 비정상적으로 높게 채점하면 다른 심사위원들이 알아보지 않을까. 배현진 의원이 심사했다면 대통령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저를 뽑겠는가"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의원님은 공정한 심사를 위해 며칠씩이나 고생한 분들을 욕보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