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네이버가 새로운 먹거리로 구독경제를 본격화한다. 카카오는 콘텐츠, 렌털 등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네이버도 프리미엄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해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기존의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 선호도 변화가 빠른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매출을 창출하는 구독 서비스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 상품부터 콘텐츠 구독까지카카오는 지난해 11월 ‘상품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위니아에이드 김치냉장고 렌털을 시작으로 바디프랜드, 아모레퍼시픽, 위닉스, 한샘 등 렌털·정기배송 상품을 카카오톡에서 신청할 수 있다. 콘텐츠 구독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새 콘텐츠 구독 플랫폼이 이번달부터 ‘카카오 창작자센터’를 통해 일부 창작자·기관 등을 대상으로 비공개 사전테스트(CBT)에 들어갔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가전·가구 렌털 외에도 용역 등으로 구독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동네 카페나 식당을 구독하고 구독권을 친구에게 선물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달에는 정기 구독이 가능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모은 플랫폼 ‘구독 온(ON)’을 선보였다. 카카오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구독 서비스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플랫폼이다.
구독 온에서는 식품, 가전, 생필품 등 실물뿐 아니라 청소, 세탁 등 무형 서비스까지 다양한 종류의 구독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매주 상품 업데이트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케어 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의 정기구독 상품을 큐레이션해 선보인다.
별도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더보기 탭을 통해 바로 접속할 수 있다. 구독 온 내 써보기 탭, 발견하기 탭에서 원하는 상품을 구독하는 방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을 통해 쉽고 간편하게 구독을 관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서비스네이버는 지난달 유료 콘텐츠 구독 서비스 ‘프리미엄 콘텐츠’를 선보였다. 현재는 시범 운영 중이고 상반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콘텐츠 플랫폼은 콘텐츠 창작자를 위한 스마트스토어 같은 개념이다. 스마트스토어는 소상공인들이 자신의 제품을 네이버를 통해 쉽게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콘텐츠 내용, 상품 구성, 구독 금액 등은 모두 콘텐츠 제공자(CP)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 콘텐츠 형식도 창작자가 정한다. 향후에는 공연, 전시와 같은 ‘라이브 콘텐츠’도 유료화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콘텐츠 창작자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네이버 블로그에 적용돼 있는 편집 툴인 ‘스마트에디터’, 네이버페이의 결제 툴, 네이버TV 라이브 기능 등 프리미엄 콘텐츠를 플랫폼에 적용한다. 네이버 쇼핑 및 페이에 적용된 기술을 활용해 쉽게 판매·정산하고, 구독자 대상 프로모션도 진행할 수 있다. 안정적 수익 창출에 도움해외 IT 기업들은 이미 구독 서비스를 다양하게 도입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워드, 엑셀 등이 포함된 업무용 소프트웨어 ‘MS오피스’와 ‘윈도’ 등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구독료만 내면 인공위성을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선보였다. 구글은 유튜브에서 구독 서비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은 정기적으로 구독료를 내면 이용할 수 있는 프라임 멤버십을 운영하며 빠른 배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IT 기업들이 구독 서비스에 집중하는 것은 변화에 자주 노출되는 비즈니스 특성상 안정적 수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IT업계 변화 속도는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구독 경제는 기업에 꾸준한 수익을 가져다준다”며 “카카오 네이버뿐만 아니라 향후 더 많은 IT 기업들이 구독경제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