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억만장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내달 우주여행에 나서는 가운데, 그가 지구로 돌아오지 못하게 해달라는 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20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알지'에 베이조스의 지구 귀환을 허용하지 말자는 내용의 청원이 2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청원 2건은 한국 시간으로 21일 오전 10시 기준 도합 5만1000여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3만2000여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은 '제프 베이조스를 지구로 돌아오지 않게 해 달라'는 제목으로, 청원인은 "억만장자는 지구에서도, 우주에서도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정말 머물러야 한다면 후자를 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만9000여명이 동의한 청원은 '제프 베이조스의 지구 재진입을 허용하지 않기 위한 청원'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청원에 동참한 이들은 "지구로 돌아오는 것은 특권이지, 권리가 아니다", "지구는 제프나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등과 같은 억만장자를 원하지 않는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앞서 제프 베이조스는 내달 20일 동생 마크 베이조스와 함께 자신이 설립한 우주탐사업체 블루 오리진의 '뉴셰퍼드' 로켓을 타고 첫 준궤도 우주여행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7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는 5살 때부터 우주여행을 꿈꿔왔다"며 해당 소식을 직접 전한 바 있다.
베이조스 형제는 '뉴셰퍼드'를 타고 우주경계선으로 불리는 고도 100㎞ 높이의 카르만 라인까지 올라갔다 지구로 되돌아올 예정이다. 우주여행 시간은 약 11분이다.
베이조스의 지구 귀환을 막아달라는 실현 불가능한 내용의 청원이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억만장자에 대한 반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베이조스의 최근 행보는 수차례 비판을 받았다.
지난 8일 미국 탐사 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는 "세계 1위 부자인 베이조스의 자산은 5년간 990억달러(약 110조원)가 늘었지만, 세금은 연평균 2000억원만 냈다" 보도했다. 설상가상으로 아마존은 지난달 말 워싱턴DC 검찰로부터 소비자 가격을 부당하게 인상하고 혁신을 억압했다며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도 피소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