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가 점점 어려워지는데 어디 좋은 펀드 없을까?” 주식투자가 어렵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고 믿고 맡길 펀드를 찾아내기도 쉽지 않다. 지지부진한 장세 속에 주도주가 빠르게 바뀌면서 주식도, 펀드도 수익률이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건을 살 때도 파는 사람이 가장 잘 아는 법. 펀드를 판매하는 주요 창구 중 하나인 증권사 수장들에게 펀드를 2개씩 추천받았다.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가입하고 있거나 자신 있게 추천한 펀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리스크를 줄여라”
박정림 KB증권, 오익근 대신증권, 장석훈 삼성증권, 정영채 NH투자증권,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와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가나다 순) 등 총 6명의 CEO가 추천한 12개 펀드의 주요 키워드는 ‘안정성’이다.
정일문 대표는 직접 가입하고 있는 ‘한국투자웰링턴글로벌퀄리티펀드’를 추천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미국의 기관자금 전문 운용사인 웰링턴자산운용과 협업해 출시한 펀드다. 글로벌 기업 중 ‘잉여현금흐름’ 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분석해 투자 종목을 선별하는 전략으로 펀드를 운용한다.
정영채 대표는 ‘KTB글로벌멀티에셋인컴EMP펀드’를 추천했다.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미국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채권, 대체자산 등에 분산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정 대표는 “시장 하락 시그널 포착 시 위험자산을 축소하고 안전자산을 확대해 방어하고, 회복기에는 위험자산 비중을 높이는 등 변동성을 적극적으로 관리해 우수한 성과를 유지하는 펀드”라고 소개했다.고배당부터 사모재간접까지 다양
꾸준한 배당 수익을 기대하는 펀드도 CEO들의 추천 펀드 중 하나다. 장석훈 대표는 ‘베어링고배당펀드’를 함께 추천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한국 기업들의 이익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배당 투자에 긍정적인 환경이란 이유에서다. 장 대표는 “오랜 기간 고배당 스타일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안정적이면서 배당 매력도가 높은 종목 투자를 통해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는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오익근 대표는 ‘대신글로벌리츠부동산펀드’를 추천했다.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주요 국가에 상장된 리츠에 투자해 안정적인 배당 수익과 자본 차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최근 백신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경제 재개 기대감과 함께 리츠 자산이 주목받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이 밖에도 정일문 대표는 헤지펀드 운용사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첫 공모펀드인 ‘타임폴리오위드타임’을 추천 펀드로 꼽았다.ESG에 꽂힌 CEO들
높은 성장성도 증권사 CEO들이 펀드를 고르는 핵심 기준이었다. 박정림 대표는 ‘KB코리아뉴딜펀드’와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펀드’를 추천했다. KB코리아뉴딜펀드는 디지털 혁신, 친환경(green) 경제에 초점을 맞춘 한국판 뉴딜 정책의 수혜로 고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박 대표는 “차별적인 성장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 고성장 산업 내 선도기업, 산업 사이클 등을 고려해 저평가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다양한 업종에 분산 투자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부연했다. 오익근 대표는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를 추천했다. 국내에 설정된 해외주식형 펀드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펀드 중 하나로 글로벌 기술주 40~60개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도 증권사 CEO들이 향후 유망한 펀드를 고르는 주요 잣대였다. 최현만 부회장이 ‘슈로더글로벌지속가능성장주펀드’를 추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펀드는 20여 년간 ESG 투자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온 슈로더투신운용이 자체적인 지속가능성지수(SQ) 평가에 따라 종목을 선별해 최종 30~50개의 글로벌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펀드다.
박재원/구은서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