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이하 집 사는 청년·신혼부부, 40년간 3.6억 빌려준다

입력 2021-06-20 12:00
수정 2021-06-20 16:27

오는 7월부터 만 39세 이하 청년이나 혼인 7년 이내 신혼부부는 40년 만기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40년 초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오는 7월 1일부터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40년 초장기 모기지는 주택금융공사의 정책 금융상품인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을 통해 시범적으로 제공된다.

보금자리론은 집값 6억원 이하, 소득 7000만원 이하 가구에 제공되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로 현재 연간 17만 가구가 이용하고 있다. 주금공이 보증하면 시중은행이 대출을 실행하는 구조다.

적격대출은 주금공이 은행 대출상품을 모아 유동화한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발행해 관련 재원을 마련하는 상품이다. 이에 따라 적격대출보다 보금자리론의 혜택이 더 좋지만 그만큼 요건이 더욱 까다롭다.

40년 초장기 모기지도 보금자리론을 통해 받으려면 집값이 6억원 이하여야 하고 연소득도 7000만원(신혼부부 8500만원)을 넘으면 안된다. 대출 한도는 7월부터 기존 3억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20% 늘어난다. 대출 금리는 당초 만기가 가장 길었던 30년짜리(연 2.85%)보다 0.05%포인트 높은 연 2.90%가 적용된다.

적격대출에서는 이보다 요건이 다소 완화되지만 혜택도 축소된다. 집값은 9억원 이하로 소득 제한은 없다. 대출 한도가 5억원으로 높아지지만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일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과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대출 금리도 연 3.00%에서 연 3.84%까지 은행마다 다르게 책정된다. 적격대출의 재원이 MBS인 만큼 총량이 정해져 있어 각 은행별·시기별 한도가 소진되면 대출이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번 정책 효과를 살펴보면 과거 3억원 보금자리론을 받아 시가 6억원 주택을 구입할 경우 월 상환액이 124만원(30년 만기)에 달했지만 앞으로는 40년 만기를 선택해 매달 106만원씩 갚아나가면 된다.

또 5억원짜리 주택을 구매할 경우 그동안 보금자리론으로 3억원까지만 대출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 40년 만기를 선택하면 3억5000만원(LTV 70% 한도)까지 대출이 가능해진다. 단돈 1억5000만원이면 내집마련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밖에 청년 전월세 대출 한도가 7월부터 1인당 기존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되고 전세대출 보증료도 크게 인하된다.

청년 전월세 대출은 만 34세 이하 청년에게 연 2%대 금리로 7000만원 이하 보증금, 월 50만원 이하 월세를 지원하는 상품이다. 2019년 5월 출시 후 2년간 11만명에 달하는 청년에게 5조5000억원이 지원됐다.

금융위 측은 이번 대출한도 상향으로 연간 5000명(약 4000억원)이 추가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금공은 청년 전월세와 전세대출보증, 전세반환보증 등 상품에 적용되는 최저 보증료도 기존의 절반 이하로 인하해 서민·실수요자의 부담을 줄여줄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제도 변경은 7월 1일 대출 신청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라며 "주금공 홈페이지나 시중은행 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