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종부세 의총' 막판까지 진통…결국 표 대결

입력 2021-06-18 17:30
수정 2021-06-19 00:45
“이걸(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완화) 못해 서울·부산에서 100만 표를 잃으면 내년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김진표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부동산특위안에 따른 종부세 면세 대상은 9만 명에 불과한데 9만 명 종부세를 깎아준다고 정말 100만 표가 돌아올지는 의문이다.”(진성준 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은 18일 국회에서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종부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올해 11월 고지서가 나가는 1주택자 종부세 납부대상을 얼마나 축소할지가 주된 쟁점이었다. 앞서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5일 1주택자 종부세 부과 대상 주택을 공시가 ‘9억원 초과’에서 ‘상위 2%’로 바꾸는 방안을 내놨다.

찬반 토론에 나선 의원들의 시선은 이미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향해 있었다. 종부세를 완화해주는 것이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인지 ‘표 계산’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특위안을 만든 김 위원장은 종부세 완화안이 ‘부자 감세’가 아니라고 설득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김 위원장은 “올해 주택분 종부세 납부대상 85만4000명 중 1주택자는 18만3000명에 불과하고 특위안을 적용하면 9만4000명으로 10.4% 줄어드는 데 그친다”며 “전체 종부세수는 5조8000억원 중 1.2%인 약 659억원만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반대 측 토론자로 나선 진성준 의원은 “올해 종부세 부과대상 주택은 57만 호로 전체 주택의 3.1%인데 특위는 이를 상위 2%로 줄이자는 것”이라며 “과세 대상 고가주택 3.1%를 2%로 줄이는 것이 바로 ‘부자 감세’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반박했다.

부동산특위 간사를 맡은 유동수 의원은 그리스 신화에서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일화를 들며 반격에 나섰다. 유 의원은 “현행 종부세 기준은 1주택 실수요자를 9억원이라는 절대적 기준에 맞춰 가혹하게 과세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걸 부자 감세로 접근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갇혀 가랑이가 찢어지고 손발이 잘려 나가면서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를 맞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격론 끝에 종부세 납부대상을 상위 2%로 좁히는 등 종부세와 양도세 완화를 골자로 한 특위안을 표결에 부쳤다.

오형주/전범진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