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 빠져 위급한 상황이었던 어린 사슴을 구조한 치유견의 모습이 전세계 사람들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최근 피플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한 호수에서 물에 빠져 죽을뻔한 새끼 사슴 한 마리가 자신을 구해준 개에게 마치 인사를 전하려는 듯 이튿날 어미와 함께 찾아와 몸을 부비는 광경이 포착됐다.
보도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컬페퍼 카운티에서 사는 랄프 돈(62)은 자신의 SNS에 몇 장의 사진을 게재했고 이는 크게 화제에 올랐다. 사진에는 그가 키우는 할리라는 이름의 자신의 반려견과 할리가 구한 새끼 사슴의 모습이 담겨 있다.
돈은 지난 2일 오후 할리와 함께 호수 근처를 산책하고 있었다. 호숫가에서 약 60m 떨어진 호수 중앙부에 새끼 사슴 한 마리가 빠져있었다. 어린 사슴이라 필사적으로 헤엄을 쳤지만 물에 대부분의 몸이 잠겨 위급한 상황이었다.
할리는 사슴을 발견하자마자 곧바로 호수로 뛰어들어 사슴을 구출해 냈다. 물가로 열심히 사슴을 밀어낸 할리는 뭍으로 올라온 사슴을 자기 자식마냥 핥아 주며 보호했다.
돈은 근처에 새끼 사슴의 어미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할리를 데리고 새끼 사슴 곁에서 멀어졌다. 그러자 어미 사슴은 새끼 사슴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감동의 순간은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이튿날 아침 아내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쉬던 돈은 할리가 방안을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창밖을 궁금해하는 모습을 봤다.
창 너머 집 근처 수풀에는 어제의 새끼 사슴이 울고 있었다. 문을 열자 할리가 즉시 새끼 사슴에게 다가갔고 새끼 사슴은 울음을 그치고 할리의 얼굴에 코를 갖다 대며 친숙함을 보였다. 새끼 사슴은 할리와 재회한 후 근처에 있던 어미 사슴과 함께 자리를 떴다. 지난날 자신을 구해 준 개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려는 듯, 어미와 함께 동행해 그곳까지 찾아온 것.
돈은 피플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할리는 강아지 때부터 착한 마음씨를 지녔고 아이와 동물을 항상 상냥하게 대했다. 이번 일이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킬 줄은 몰랐다”면서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준 것에 우리 부부는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할리는 치유견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요양원을 방문하거나 지역 도서관에서 아이들의 독서 시간에 곁에 앉아 지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