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16일(08:3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를 진행 중인 아모센스의 공모가격이 희망 공모가 밴드 하단에서 결정되며 '공모주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 들어 공모가격이 밴드 하단에서 결정된 건 에이치피오 이후 두번째다.
15일 사물인터넷(IoT) 전문기업 아모센스는 지난 10~11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1만2400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수요예측은 총 공모주인 277만9858주의 70%인 194만5900주를 대상으로 이뤄졌고, 국내외 기관 341곳이 참여했다. 경쟁률은 116.79대 1이었다. 공모가는 공모 희망밴드(1만2400~1만5200원) 하단인 1만2400원으로 확정됐다.
◆경쟁률 떨어지고, 공모가 하단 결정
그동안 코스피, 코스닥 시장을 가리지 않고 공모 기업들에 투자자들이 몰리며 공모가격이 희망밴드 상단을 훌쩍 넘어선 가격에 결정되곤 했다. 경쟁률도 수천대 1을 기록하곤 했다. 올해 3월 말~4월 초 사이에 청약을 진행한 엔시스, 이삭엔지니어링, 해성티피씨 등의 청약 평균 경쟁률은 2296.32대 1이다. 하지만 아모센스는 경쟁률이 세자릿수로 줄어들고, 국내외 기관도 300여곳에 불과해 공모주에 대한 열기가 줄어들었음을 보여줬다. 게다가 올해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밴드 하단에 결정된 건 에이치피오 이후 두번째다.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진행 중인 아모센스는 올 1분기 20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액은 92억원, 영업손실은 16억원, 당기순손실은 20억원이다. 2019년부터 적자전환한 상태다. 순손실 규모는 2019년 12억원에서 2020년 16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편중도도 80%로 높게 나타났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투자들 사이에서 상장 후 주가 상승 기대감보다 적자 실적에 대한 우려가 더 컸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이후 상장한 기업들 중 공모가를 밑도는 시초가를 형성한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공모주 '옥석 가리기'도 본격화되고 있다. 5월 이후 현재까지 신규 상장한 기업(스팩 제외) 8곳 중 4곳(에이치피오·씨앤씨인터내셔널·샘씨엔에스·진시스템)의 시초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공모 기업이라면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 모두 일단 청약을 했던 흐름이 기업 자체 분석에 따른 선별적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신고서 4번 정정, 깐깐해진 금융당국
금융당국에서도 지나친 공모주 과열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SD바이오센서가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고 공모가격을 40% 가량 낮춘 데에는 이런 우려가 반영됐다. 아모센스도 적자를 기록 중인 특례상장 기업이라는 점에서 증권신고서 심사를 까다롭게 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아모센스는 이번 IPO를 준비하며 증권신고서를 4번 정정했다. 그 탓에 수요예측 일정도 지난 3월에서 6월로 연기됐다. 기재정정을 하며 희망 공모가 밴드도 낮췄다. 첫번째 신고서에서 아모센스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3500~1만6500원이었다. 2020년 3분기 기준 최근 1년 실적을 적용했다. 그러나 최근 기재정정에서는 2020년 전체 실적이 적용됐고, 비교 기업들의 PER이 22.15배로 오르며 공모가 밴드는 1만3300~1만6300원으로 소폭 낮아졌다.
만약 아모센스 일반 청약서 청약 미달이 발생할 경우 이런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일반 청약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인수를 맡은 증권사들이 떠안아야 한다"면서 "증권사들이 손실을 보게 되면 상장 준비 중인 기업들의 공모가와 일정이 대대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아모센스는 차세대 전장과 IoT(사물인터넷) 모듈에 특화된 기업이다. 자율주행을 포함한 자동차의 전장과 각종 IoT(사물인터넷), 5G에 활용되는 핵심 모듈인 RF 및 레이다 모듈 등 독자적인 센서와 회로설계 기술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청약은 오는 15일~16일 진행된다. 일반 투자자 공모에는 전체 물량의 25%인 69만4965주가 배정됐다. 상장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