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오는 7월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역사 미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공산당 역사에 대한 허무주의 시각에 대응하라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를 받은 중국역사연구원이 과거사 미화의 전면에 나섰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연구원을 통해 과거사 재포장 작업을 하는 한편 공산당의 위상을 위협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마오쩌둥의 장남 마오안잉의 사망을 다룬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꼽힌다.
2003년 발간된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회고록에 따르면 마오안잉은 6·25전쟁 때인 1950년 11월 25일 평안북도 동창군 대유동에서 불을 피워 계란볶음밥을 만들다 위치가 노출돼 유엔군의 폭격으로 사망했다. 하지만 연구원은 마오안잉의 사망 70주기였던 지난해 11월 게시물을 올리고 “마오안잉의 용감한 희생과 영웅적 이미지가 계란볶음밥 루머로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사령부 무전이 노출된 결과 마오안잉이 폭격으로 사망했다고 역설했다.
연구원은 시 주석 지시에 따라 2019년 설립됐다. 역사학자 출신인 가오샹 연구원장은 승진을 거듭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그는 중국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칼 마르크스를 홍보하는 랩을 만들고 역사 관련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제작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원 외에도 공산당을 의식한 연구를 하는 학자도 다수 있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역사서인 《중국 공산당사 요약》의 지난 2월 개정판에선 문화대혁명의 문제점이 삭제됐다. 대신 시 주석을 미화하는 데 4분의 1 이상이 할애됐다.
WSJ는 “역사 미화를 통해 시 주석이 자신을 마오쩌둥, 덩샤오핑에 비견되는 위대한 지도자 반열에 올리고 내년 세 번째 연임을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