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실명 비판' 광주 자영업자 "조국이 좌표 찍어 전화마비"

입력 2021-06-16 11:28
수정 2021-06-16 11:30

실명으로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을 비판했던 광주 지역 카페 사장 배훈천 씨가 강성 지지층의 공격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배씨를 언급하면서 피해가 커졌다고 한다.

배훈천 씨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씨, 광주카페사장의 정체를 태극기부대, 일베라고 암시하는 당신의 트윗 때문에 가게 전화를 자동응답으로 바꿔야 했다"며 "달님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겠다는 당신의 관음증을 해소시켜드리기 위해 당신 트윗에 답글로 내 손가락(신상)을 모두 공개했으니 꼭 확인하시고 그 괴상망측한 호기심을 그만 거두기 바라오"라고 했다.

앞서 조국 전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시선집중] 文 실명 비판했다던 광주 카페 사장님, 언론들이 숨긴 진짜 정체는?'이라는 제목의 언론보도를 공유했다.

해당 언론보도는 배씨가 과거 '5.18 역사왜곡방지 특별법' 폐지를 주장하는 <호남대안포럼>의 공동대표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정치 중립적인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배씨는 지난 12일 광주4.19혁명기념관 통일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과 호남의현실'을 주제로 열린 만민토론회에서 실명으로 문재인 정부의 '소주성' 정책을 비판했다.

배씨는 "광주는 좁고 소문은 빨라서 동네 장사하는 사람이 상호와 이름을 밝히고 이런 자리에 나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면서도 "어스름 달빛 아래 어둠 속에서 살게 만든 문정부의 정책에 대해 이 정부 지지기반인 광주에서 현지인의 입으로 들려주는 게 우리 자식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유익할 것 같아서 용기를 내었다"고 밝혔다.

배씨는 최저임금 상승과 관련한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언급하면서 "강남이란 구름 위에서만 사는 자들이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오손도손 살고 있는 자영업과 서민들의 생태계를 순식간에 망가뜨려 버렸다"며 "김영란법 시행으로 공무원 관련 소비가 뚝 끊겼는데 주52시간제를 강행해서 가계수입이 제자리거나 오히려 줄어드니까 시장의 활력이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 자영업자들에게 문재인 정권은 그야말로 재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제 양의 탈을 쓴 늑대 마냥 겉만 번지르르한 정책들로 포장해서 정권 잡고 실제로는 소상공인과 서민을 도탄에 빠뜨린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며 "180석까지 차지하고서도 할 줄 아는 거라곤 과거팔이와 기념일 정치밖에 없는 내로남불 얼치기 운동권 정치 건달들에게 더 이상 선동당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