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청약 금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

입력 2021-06-15 11:05
수정 2021-06-15 11:10


금융위원회는 오는 20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신규 상장 기업부터는 일반 공모주에 투자자들이 여러 주관사를 통해 중복 청약하지 못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15일 개최된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크라우드펀딩의 발행 한도는 기존 15억원에서 30억원으로 확대하고, 증권사의 해외 진출을 돕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일반 공모주 중복 청약을 금지한 배경은 작년 시작된 ‘따상(상장 첫 날 공모가 대비 160% 상승)’ 열풍이다. 작년까지는 청약 증거금에 비례해 공모주를 배정하면서 소액 투자자들이 차별받는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에 일반 공모주 배정 물량의 절반을 모든 청약자에게 균등하게 배분하는 균등배분 방식이 도입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모주 배정만 받으면 하루만에 160%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에 일부 투자자들이 가족 명의까지 동원해 여러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하고 각 증권사별로 청약을 넣으면서 증권사별로 업무 부담이 가중됐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증권사들은 청약자의 중복 청약 여부를 확인하고, 중복 청약을 막도록 한다. 이행하지 않으면 불건전 영업행위가 된다. 동일한 투자자가 여러 건의 청약을 해도 최초로 접수한 청약에 대해서만 공모주가 배정받는다.

우리사주조합의 공모주 배정 권리는 현재와 같이 유지되지만, 운영 절차가 탄력적으로 개선됐다. 현행 규정은 우리사주조합에 발행주식총수의 20%를 의무적으로 배정하도록 하지만, 개정안은 우리사주조합이 20% 미만으로 배정받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서면으로 표시하면 다른 투자자에게 배정할 수 있도록 한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주식과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의 연간 발행한도는 30억원으로 확대된다. 채권의 경우 현행 한도 15억원이 유지되지만, 상환되는 금액만큼한도가 복원돼 채권 발행 한도도 실질적으로 완화된다.

크라우드펀딩을 할 수 있는 업종을 원칙적으로 모든 프로젝트투자가 될 수 있도록 금유투자업규정도 개정됐다. 그 동안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투자 대상은 문화산업, 신기술 개발, 산업재산권 창출 등으로 제한됐지만, 앞으로는 금융·보험업, 부동산업, 유흥업 등을 제외하고 제한이 없는 ‘네거티브 규제’ 체계로 전환된 것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대신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의 건전성을 점검하는 체계는 강화됐다. 지금은 매 회계연도 말에만 최저 자본요건을 충족하는지 점검하지만, 점검 주기가 한달로 강화된다. 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중개업자에 대한 퇴출 유예기간도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짧아진다.

증권사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지분 50% 이상을 소유한 해외 현지법인에 대해 신용공여를 허용할 예정이다.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자회사 뿐만 아니라 손자회사에 대한 신용공여도 가능해진다.

다만 모든 현지법인에 대한 신용공여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기자본의 40%로, 개별 현지법인에 대한 신용공여는 자기자본의 10%로 각각 제한된다.

이번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은 이달 30일부터 시행되지만, 공모주 중복청약을 제한하는 규정은 오는 20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신규 상장 회사부터 적용된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