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라 미국 비디오 게임 기업 주가를 놓고 고점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과 성장 여력을 고려하면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다. 국내 투자자로선 차익실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구간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의 게임 관련 종목을 추종하는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인 ‘반에크 벡터 비디오 게이밍 앤드 이스포츠 ETF(ESPO)’는 0.22% 오른 72.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분기 들어 5.80% 올랐지만 나스닥지수(6.99%)에는 못 미쳤다.
게임주는 코로나19 시대 대표적 수혜주로 꼽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도 게임 관련 매출이 줄지 않으면서 지속성장에 대한 기대도 컸다. 지난 4월 미국 비디오 게임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2% 줄어든 46억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 대비 여전히 70% 많다.
문제는 주가의 추가 상승 여부다. KB증권에 따르면 2021~2023년 S&P500 기업의 평균 주당순이익(EPS) 연평균 증가율은 19%다. 같은 기간 액티비전 블리자드(ATVI·10.3%), 테이크루 인터랙티브(TTWO·10.0%), 일렉트로닉 아츠(EA·9.7%), 닌텐도(-5.6%), 소니(-7.7%) 등은 더 낮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게임주들은 이익 상승세 대비 주가가 높은 상태라 시장보다 높은 초과 수익을 거두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텐도 등 게임 콘솔 제조업체도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제대로 생산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주 투자자라면 지수 추종보다 신작 출시를 앞둔 개별 종목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이날 1.05% 오른 99.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12일 최고가(103.81달러)에 가까워지고 있다.
목표주가 평균은 116.56달러다. 올가을 인기 게임 시리즈인 ‘콜 오브 듀티’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일렉트로닉 아츠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작 ‘배틀필드6’를 지난 9일 공개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